코로나 팬데믹 시기 집안 정리 좀 해보겠다며 물건을 꺼내다가 추억에 젖어, (하려던 정리는 안하고)의식의 흐름대로 떠오르는 생각을 펼쳐내는 작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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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 먼저 달리기 입문서를 구해 읽고 설명해주는 다정한 남편이 있어서 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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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로 대학을 온 열아홉 살부터 엄마로부터 독립했다고 생각했지만 살아오는 동안 나는 줄곧 엄마를 의식하고 엄마의 범주 안에 있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뒤 새로운 장소나 여행지에 갈 때마다 그곳에 엄마가 있다면 분명 이랬을 거라고 떠올리게 되는 일.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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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너도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라는 새마을운동 노래를 들으며 자라야 했던 세대로서 나에게 근면은 강제 동원이나 국책사업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이 단어의 느낌은 태도가 아니라 대상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솥밥에 근면한 편, 소설에 근면한 편, 사랑에 근면한 편. 사랑은 어디에 붙여놓아도 말은 되지만 설득력까지 있으려면 리얼리티가 따라줘야 하는 편.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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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툴고 무능한 이방인이자 소수자로 지내야 했던 외국 생활에서, 달리기는 내게 사소하나마 성취의 감각을 느끼게 해주었다. 내 몸을 스스로 컨트롤하고 견인해서 원하는 지점에 이르는 순간 내가 조금 더 강해진 느낌, 할 만큼 해봤다는 후련 함. 어쩌면 그것은 강해졌다기보다 내가 약하지만은 않으며 내 안에 힘이 들어 있다는 확인과 다짐 같은 거였는지도 모른다. (p.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