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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눈꽃 에디션) (한강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지음
문학동네 펴냄

마음이 뻐근하다.
너무 아픈 과거를 세세하게 들여다보기란 버겁다.
마치 시지프스의 형벌과도 같다.
피하려고 애써 기억에서 밀쳐내지만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광주 5.18을 다룬 소년이 온다를 읽은 때도 그랬다.
후벼파지는 내 속이 속이 아니었다.
직면하기 싫었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견딜 수 없어서.

5.18이나 4.3이나 사건이 아니다.
사건이라 명명하는 순간 그 속에 있었던 사람은 가려진다.
이런 사건 하나에는 수천 수만명이 연결되어 있다.
나, 내 가족, 친척, 친구, 지인… 어느 한명 연결고리가 없는 사람이 없다. 거미줄처럼 엮인 그 사건은 곧 내 사건이 된다.

그래서 마주하기 두렵고 겁이 난다.
일상에선 한발 물러서 보고 느낄 수 있으나 그 장소에선 고개를 돌릴 수가 없다. 그저 눈시울이 뜨거워질 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시해야 한다. 마주할 용기가 필요하다.
겁쟁이인 내게
픽션이 아닌 다큐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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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적 개념어를 제목으로 쓴 탓일까, 워낙의 거물인 저자의 아우라 탓이었을까 이제야 책을 손에 쥔다. 한번 손에 쥔 책은 떠나지를 못한 채 하룻밤새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그만큼 몰입감이 최고였다.

한 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모순적인지. 겉으로 불행해보여도 활력이 넘치는 사람, 겉으로 평온해보여도 지리멸렬한 시간을 버티는 사람. 그 두사람은 다름아닌 한 사람이다.

때론 너무나 열렬히 사랑했고 한 때는 행복했고 즐거웠다. 한 때는 죽어버리고 싶을만큼 괴로웠고 지리했고 증오했다.
그 모든 게 내가 살아온, 살아가고 있는 인생이다.

모순

양귀자 지음
쓰다 펴냄

읽었어요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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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즉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정확해야 한다. 뭘 원하는지 모르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어떻게는 그 다음이다. 목표를 위해 점진적 접근을 하든 협상을 하든 그건 그 다음이다.

일이 잘 안 풀린다고 느낄 때마도 조금씩 읽고 되새긴다. 사실 아무리 뛰어난 협상가라 하더라도 종종 잊어버리는 게 협상의 기술이다. 끈질기게 매달리지 않거나 목표가 흔들리거나 귀찮거나 등 이유는 많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8.0 펴냄

읽었어요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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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ulsori

간명하고 날이 선 글에 매료된 적이 있다. 칼 위에서 굿판을 벌이는 듯 글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그런 그가 여든이 다 되어 쓴 산문은 어떤 글일까 궁금했다.

하필 제목부터 허송세월이라니… 분명 치열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라 여겼는데 반어법인가. 책을 읽으며 키득거리다 눈물을 짓다 심각해지기를 반복하며 깨달았다. 역시나 그는 치열하게 읽고 생각하고 쓰며 살고 있었다. 간만에 책을 읽으며 여러 차례 국어사전을 뒤적거렸다.(실제는 검색했다만)

종종 미래를 생각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나 역시 그와 같이 살기를 바라마지 않으면서도 너무나 게으르다. 보이는 건 그저 보는 것에 그쳤고 읽는 것도 읽히는 데에서 그만뒀으며, 진득허니 쓰지 못하고 쓰다말기를 반복해왔다.

아직도 습관을 들이지 못하고 이토록 나태한 나를 돌아본다. 어쩌다 십수년째 회사원이나 아직도 회사일은 버겁기만 하고, 일한다는 핑계로 살림은 뒷전이고, 그렇다고 쉬는 날엔 티비와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며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허송세월

김훈 지음
나남출판 펴냄

읽었어요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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