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갑자기 부서이동으로 한동안 독서 All Stop 이었다가 오랜만에 재개한 책은 소설책으로 결정-!
그냥 끊기지 않고 한번에 호로록 읽고싶은 마음에 골랐고 한번에 완독해서 흐름이 끊기지 않은 간만의 책이었다.
사랑의 이해는 드라마로 먼저 접해서 유명하다는건 많이들 알거다.(유연석 문가영 드라마로 유명했던게 기억남)
드라마에서 수영이 상수를 좋아했던것 같은데, 원작에서 수영이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은 종현이었던 것에 놀랐다.
사랑은 의리라고 생각하는 1인으로 미경이를 제외하고 상수, 수영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마음이 아니지만 결정했다면 노선을 확실히 하거나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상대방에게 정확한 선을 그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사랑으로, 이 책에서는 옳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게 현실이라면 얼마나 슬픈가. 그러므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사랑을 하는건 얼마나 기적인가.
부나 지위에서 느끼는 차이가 비겁함의 정당화가 될 순 없어!!
추가로 읽는 내내 소설 내 회사사람들이 술자리에서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성희롱이 굉장히 거슬렸다. 만나면 여자 품평, 남자 평가밖에 할 말이 없을까. 해당 책에서 모든 직원들은 쉽게 말을 뱉고, 함부러 남녀관계를 추측하고 심지어 더 나아가 성희롱을 서슴치않게 하는걸로 묘사했는데 은행원을 너무 모지리로 보는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젠틀한 사람들도 많을건데! 대부분 남직원을 성희롱 감수성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모지리로 만든 이부분은 좀 아쉬웠다.(현재 성희롱 관련 담당자로 예민하게 받아들임)
✏️
P.105
상수는 진심을 다해 미경과 만났다. 수영에게 입은 상처를 아물리고 수영과 하고 싶던 모든 것을 미경과 해 나갔다. 아주 즐거웠다. 단지 감정 때문만은 아니었다. 수영에게는 정중하자니 거들먹거리는 것 같고 친밀하자니 찝쩍거리는 것 같았다. 솔직하자니 고지식해보이는 것 같고 쾌활하자니 실없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바로 옆 창구에서 별 차이 없는 일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서로 달랐다. 정규직과 계약직, 행원과 텔러. 조직이 주입해서든 스스로 장착해서든, 상수가 먼저든 수영이 먼저든 의식할 수 밖에 없는 격차가 있었다. 난감하고 불쾌한 상황이 항상 있거나 생길 수 있었다. 미경과 있을 때는 그런 불안이나 불편을 의식할 필요가 없었다. 함께 있고 함께하는 즐거움에 몰두하기만 하면 됐다.
P.162
선뜻 자기 친구들도 한번 보자는 말이 안 나올 만큼 미경의 사람들이 잘나고 세련된 탓일 수도, 서로 그렇게 보이려고만 하느라 나눈 대화와 웃음이 실은 공허했던 탓일 수도 있었다. 자신이 그 사람들을 만나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에게 자신을 선보이는 것 같은, 갈수록 미경에게 밀리고 눌리고 있는 듯한 요즘의 기분 탓일지도 몰랐다. 어느 쪽이든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어떤 감정을 어떤 이유에서 느끼든 자신과 미경의 관계는 계속 굴러가며 결혼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바라던 결과로 접근하고 있었으므로 나머지는 사소하며 당연한 것일 수밖에 없었다.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 하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