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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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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행복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의 표지 이미지

제철 행복

김신지 지음
인플루엔셜(주) 펴냄

< 입동 >
••• 절기를 살피다 보면 기후 변화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전해져오는 기록과는 다른 날씨, 더 이상 이 계절의 물상으로 말하기 어려워진 것들. 이 때문에 절기를 구시대의 유물처럼 여기는 이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절기야말로 기후 변화의 지표가 되어준다. 추워야 할 때 덥고 더워야 할 때 춥다면, 경칩에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고 추분에 눈이 내린다면 그건 우리에게 위기를 알려주는 신호일 것이다. 내가 겪는 계절이 옛사람들이 겪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를, 절기는 그 감각을 잊지 않고 살아가게 해준다.

p.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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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

@santy

< 우수 >
생각해보면 시골에서 자라는 동안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들이 있다. 봄이 오면 얼었다 녹은 땅이 폭신해진 걸 발바닥으로 느꼈고, 뻐꾸기 소리가 들려오면 여름이 가까워졌다는 걸 알았다. 할머니는 달무리가 진 밤하늘을 가리키며 내일은 비가 올 수 있다고 일러주었다. 제비가 낮게 날면 소나기가 올지 모르니(비 내리기 전 습도가 높아지면 날개가 무거워진 벌레들이 지면 가까이 내려오므로 제비도 낮게 날면서 먹이 활동을 한다) 빨래를 걷었다. 자연을 보고 듣는 것만으로 알 수 있었던 것들. 그걸 언젠가부터 까맣게 잊고 살면서 날씨와 계절은 슈퍼 컴퓨터가 알려주는 '정보'로만 여기게 됐다. 계절을 들여다볼수록 오랫동안 잊고 살던 그 감각을 되찾고 싶어진다. 절기는 공부해서 익히는 게 아니라 느끼는 것,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며 내 곁의 계절을 감각하는 일이다.

p. 39 ~ 40

제철 행복

김신지 지음
인플루엔셜(주) 펴냄

읽고있어요
👍 힐링이 필요할 때 추천!
4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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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

@santy

p. 33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이제 알 듯한데, 어떤 사람이 될지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신의 잠재적 가능성을 깨닫는 것이다. 한데 이 가능성이라는 것은 써봐야 비로소 알 수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 아닌가.
우리는 보통 위기의 순간에 그 가능성을 사용한다.
제2차 세계 대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몰랐던 자신을 알게 됐다. 자신에게 용기가 숨어 있었다는 걸, 도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포기할 수 있는 용맹함이 숨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알지 못한다.
나는 나를 알지 못한다.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은 나라는 존재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것이다.
성서에 적혀 있듯이 최후의 순간에 우리는 하나의 질문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너는 너의 재능을 어디에 썼느냐?>
내 앞에는 지금 그동안 상상도 못했던 어마어마한 가능성이 펼쳐져 있다.

꿀벌의 예언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열린책들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6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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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

@santy

p. 208
끝으로 스스로에게 조금은 더 관대해지자는 이야기를 하며 마치고 싶다. '누군가의 일기를 읽으면 그 사람을 미워할 수 없다'라는 말이 있는데, 나를 꾸준히 리뷰하다 보면 정말로 나를 미워할 수 없게 된다. 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거든!
타인에게 내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면 실례지만, 나와는 얼마든지 오래 내 이야기를 해도 좋다. 어쨌거나 인간에게는 나 자신을 정면으로 마주 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쓰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듯 시간을 들여 나와 친해지는 시간을 꼭 가져보시기를.

나를 리뷰하는 법

김혜원 지음
유영 펴냄

👍 에너지가 방전됐을 때 추천!
7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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