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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뭘 읽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가 본 적도 없는 시골 5일장 같은 곳에 서서 전기수가 읽어주는, 소설인지 설화인지 전설인지 역사인지 알 수 없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랄까. 이성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설정들이, 그러니까 중고등학교 때 배운 소설의 ‘개연성’ 같은 건 내다버리고 독자 대신 청자들의 재미를 위해 지어진 것 같은 문장과 환상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 분명히 혼자 책을 읽고 있는데, 누가 옆에서 이야기에 맞장구를 치는 것 같기도 하고, 문장이 끊어질 듯 하면서 끊어지지 않아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싶다가도 이야기꾼이 갑자기 이야기 대목을 뎅강 잘라먹고 지나가 당황하기도 하며, 500쪽이 넘는 허풍 같은 이야기는 순식간에 읽혔다. 감동적이진 않지만 인상적이다. 매우, 무척, 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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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숲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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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료미
저도 재밌게 읽었어요.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
8개월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