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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천명관 지음
문학동네 펴냄

“내가 지금 뭘 읽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가 본 적도 없는 시골 5일장 같은 곳에 서서 전기수가 읽어주는, 소설인지 설화인지 전설인지 역사인지 알 수 없는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는 기분이랄까. 이성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설정들이, 그러니까 중고등학교 때 배운 소설의 ‘개연성’ 같은 건 내다버리고 독자 대신 청자들의 재미를 위해 지어진 것 같은 문장과 환상들이 그 자리를 채운다. 분명히 혼자 책을 읽고 있는데, 누가 옆에서 이야기에 맞장구를 치는 것 같기도 하고, 문장이 끊어질 듯 하면서 끊어지지 않아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싶다가도 이야기꾼이 갑자기 이야기 대목을 뎅강 잘라먹고 지나가 당황하기도 하며, 500쪽이 넘는 허풍 같은 이야기는 순식간에 읽혔다. 감동적이진 않지만 인상적이다. 매우, 무척, 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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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잘 지었다. 열두 명 모두 자신의 종목에서 내로라 하는 선수들인데 나에게는 낯선 이름이 더 많다. 스포츠에 관심이 없기도 하지만 남자 선수들이었다면 더 많이 알지 않았을까? 좋아하고 잘 하는 운동을 업으로 삼고 싶어서, 어쩌면 좁고 어쩌면 기울어진 그 그라운드 안에서, 없는 길도 만들고 자신과 세상의 한계를 계속 시험하며 꾸준히 걷고 달려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쩔 수 없이 감동적인 면이 있다.
좋은 기획이다. 시리즈로 꾸준히 발간되면 좋겠다.

자기만의 그라운드

임보미 지음
알에이치코리아(RHK) 펴냄

7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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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소설은 도입부터 본론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작가는 길지 않은 이 작품의 모든 문장 속에서 거짓 밝음을 꾸며 입고 있는 마을의 모습과 주인공의 혼란하고 무거운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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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다시 첫 페이지를 펼치고 싶어진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다산책방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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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적인데 일관성도 없는 캐릭터에, 진부한 대사와 줄거리,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클리셰 범벅으로 이루어진, 이런 소설에 스토리대상을 주다니.

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

오서 지음
씨큐브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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