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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다산초당(다산북스) 펴냄
명상 설명서. 에필로그를 보기 전까지 내내, 마지막 쪽까지 그렇게 생각하며 읽었다. 요가를 시작한 이후로 ‘명상’을 할 기회가 자주 생기는데 사실 그게 뭔지는 잘 모르고 있다가 책을 읽으면서 알아가는 기분이었다. 잡념을 비우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흘려보내고,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 무의식으로 해 왔던 모든 것들, 예를 들면 바닥에 앉아있거나 서 있는 것, 어느 한 쪽으로 몸이 기우는 것, 목이나 어깨에 힘이 힘이들어가는 것, 손발을 꼼지락거리는 것, 눈을 뜨고 감는 것, 숨을 쉬는 것, 뇌가 무언가를 끊임없이 떠올리는 것까지 스스로 인식하고 집중해서 의식적인 행위로 바꾸는 일. 아마도 그게 명상의 과정이리라. 그러다 보면 자아를 객관화해서 바라보게 되고 조금 더 잘 보살필 수 있게 되고, 나아가 타인에게도 너그러워질 기회를 얻는 걸까.
책 속에 쓰여 있는 가르침들은 사실 동양 불교문화권에서는 익숙한 문장들이기도 하다. 그래, 내가 이걸 다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지. 말이야 쉽지.. 그렇게 쉬게 책장을 넘기다가 에필로그를 마주했을 때 (읽기 전까지 마지막을 모르고 있었다.) 잠깐 숨을 멈출 만큼 놀랐다.
이 분은 이렇게 생각하고 말하던 대로 선택했구나. 자신과의 관계를, 또 그 마지막을 이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구나. 죽음은 도처에 있고 사십대 중반쯤 되면 느슨한 관계망 사이에서는 제법 겪기도 하지만 내 자신에게 대입하기란 쉽지 않았는데 이런 관점이라면 좀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읽으면서 내내 몰랐지만, 다 읽고 나니 여운이 꽤나 오래 갈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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