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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스턴 씨의 달빛서점

모니카 구티에레스 아르테로 지음
문학동네 펴냄

서점, 책에 관한 소설 3권을 연달아 읽었다. 하나는 읽어 보니 진짜 관련된 책은 아니었고(<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인생을돌아보라! #자신감을가져야지)

하나는 한국 소설로 최근 유행하는 힐링 소설이었으며(<책들의 부엌> #힐링 #편안한장소 )

마지막 <리빙스턴 씨의 달빛 서점>이 진짜 서점에 대한 소설이다.



정말 런던 어딘가 있을 것 같은 달빛 서점은 다소 까칠한 서점 주인 리빙스턴 씨가 운영한다. 하지만 진짜로 까칠한 사람은 아니기에 이곳엔 방과후 2층 한켠에 자리잡고 천창을 통해 보이는 우주를 연구하는 꼬맹이 올리버가 있고,

1층 한 테이블엔 푸른 스탠드 아래에서 작업 중인 상주 작가가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매주 월요일, 하지만 그 전에 읽던 책이 너무 궁금하거나 다 읽어버리거나 책 속 감정에 헤어나올 수 없어 슬리퍼 채로 아무 때나 서점을 방문하는 드레스덴 부인도 있다.



이들이 이렇게 이곳을 찾는 이유는 역시나 까칠한 듯 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닌 리빙스턴 씨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요정 같은, 하지만 계속 되는 취업 실패에 한없이 우울한 아그네스가 등장하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많은 면에서 <섬에 있는 서점>이 생각났다.

그만큼 편안하고 즐겁고 재미있는 책이다.



나에게 안 맞을 것 같아 한국 소설은 멀리 하다가 최근 유행하는 몇 편을 연달아 읽었는데

난, 해외 작품이 잘 맞는 걸로~

나 사대주의인가? 아닌데~ 난 국수주의인데

이상하게 책 만큼은 참 안 맞는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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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버네버님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게시물 이미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지음
허블 펴냄

읽고있어요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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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간단한 설명을 보고 고르는 책을 읽을 땐, 작가를 눈여겨 보지 않는 편이지만 그렇게 몇 권의 책을 읽은 후 같은 작가가 몇 번 겹치게 되면 자연스레 작가를 알게 되고 이젠 그 작가의 작품을 찾아 읽게 된다. 미우라 시온도 그런 작가다. 몇 번 제목이 눈에 띄어 읽게 됐는데 잔잔하면서 유머가 있고 따뜻함이 있어서 계속 읽고 싶은 작가.



이번에 만난 <마사와 겐>은 표지에서부터 확 잡아끌어당긴다. 아마도 윗부분을 장식한 겐지로의 일러스트가 너무나 강렬하기 때문일 것이다. 유가타를 입고 지팡이 같은 것을 들었는데 대머리 양쪽으로 빨간색 물을 들여 무척이나 강렬하다. 그런가 하면 아랫쪽의 구니마사는 젠틀한 양복을 쫙 빼입었지만 잔뜩 찡그린 표정이 무척이나 깐깐해 보인다.



그리고 이 표지는 이 둘을 아주 잘 설명하고 있다. 전혀 70대처럼은 보이지 않지만 70대인 마사와 겐은 어린 시절부터 친구다. 어느새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었지만 청년이 되고 각자의 일을 하면서 잠깐 각자만의 삶을 살기도 한다. 하지만 노년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다시 서로가 서로를 보살피는, 완전한 단짝이 된다.



책은 이 둘의 환장 코믹 쇼이다. 표지 속 소제목처럼 "취미는 갑론을박? 특기는 화해!"로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 투닥투닥 다투다가도 어느새 서로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문제 해결법도 찾아주며 여느 일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이 책이 그런 코믹하기만 한 일상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겐지로는 일찍 부인을 여의고 쓰마미 간자시의 직인으로서 제자에게 자신의 기술을 전수 중이다. 그런가 하면 구니마사는 일평생 은행에 매진했다가 은퇴 후 집에서 생활하던 중 아내가 딸네 집으로 가출한 후 혼자 지내고 있다. 책은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법한 노년의 삶을 가감없이 찬찬히 보여준다. 읽다 보면 구니마사 부인의 입장에 충분히 공감되지만 다소 처량한 구니마사의 일상에 슬퍼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둘의 우정이 빛난다. 늙그막에 이런 친구가 곁에 살면서 서로 의지가지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럽기 그지 없다. "죽음"이나 "사후의 세계" 같은 것도 서로 의논하고 삶의 마지막을 정리해 나가는 둘의 모습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마사 & 겐

미우라 시온 지음
비채 펴냄

6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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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끌었다. 아이들만을 위한 애니메이션이 아니어서 폭넓은 층을 확보하고 각 애니메이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은 것 같았지만 대부분은 호평인데다 다들 한 번씩은 보고 싶다는 얘기들을 들은 터라 나도 한 번쯤은 보고 싶다~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 초등생을 키우는 나로서는 영화관에 가서 나만을 위한 영화를 보기가 쉽지 않다. ㅠㅠ 그러다 캐이블 방송을 통해 보게 된 애니메이션이 <너의 이름은>이다. 좋았다.



보통 애니메이션이 원작인 경우, 애니메이션을 굳이 소설로 읽는 편은 아니지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스스로 "소설"을 쓰기를 원했고 그렇게 각 애니메이션마다 소설이 출간되기도 했다는 사실을 알고 읽고 싶어졌다. 맨 먼저 접하게 된 애니메이션이 바로 <언어의 정원>



의외로 <언어의 정원>은 약 50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이라 한다. 시리즈 애니메이션을 극장판으로 만든 경우도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인데, 50분이 채 안 되는 분량이라니, 신기하다. 하지만 역시나 애니메이션으로는 다 풀지 못한 내용들이 있었는지 소설판에서는 애니메이션보다 훨씬 다양하고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한다.



도시 한복판에 자리한 유료 공원의 한 정자에서, 한 소년과 한 여성이 만난다. 각자의 삶에서 도망치듯 자리한 곳에서 만난 이들은 남학생의 비가 오는 날만 학교에서 벗어나기로 했다는 스스로의 다짐에 따라 비가 오는 날에만 만나게 된다. 별 것 아닌 것 같았던 이들의 만남은 왠지모르게 서로의 아픔을 조금씩 치유하며 각자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하지만 소설에선 이 둘의 이야기 외에 다른 화자로 타카오의 형이나 어머니, 유키오와 얽혔던 여학생의 이야기, 혹은 유키오의 전 남자친구 등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회자된다. 그렇게 각자의 이야기 속에서 독자는 전체 이야기를 아우르며 다각적으로 다가가게 된다.



내가 그림이나 영화보다 소설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읽어가며 나만의 방식으로 무한 상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원 정자에 대한 묘사나 각 등장인물에 대한 외형 묘사가 있더라도 이들의 대사나 행동을 통해 나름대로 나마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며 읽다 보면 훨씬 다층적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그 묘미를 <언어의 정원>을 통해 더욱 느끼게 된 것 같다.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어떻게 연출하면 좋을지를 글로 옮기다 보니, 읽는 이도 저절로 더 많이 상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영상으로 표현하면 더 간단하고 더 쉬울 수 있었던 복선이나 암시같은 것들에 대한 아쉬움은 남겠지만서도 읽는 이로서는 무척이나 즐겁게 읽었던 작품이다.

언어의 정원

신카이 마코토 (지은이), 김효은 (옮긴이) 지음
하빌리스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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