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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없는 거 아닌가?

장기하 (지은이) 지음
문학동네 펴냄

재작년, 우연히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온 장기하의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노래인지 랩인지도 불분명한 무대'를 보며, '이게 뭐지? 이거 맞아?'라는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결국 나중엔 그 술주정 같은 플로우와 비트에 중독되어 거의 매일 같이 듣게 된 노래가 되어버렸지만^^;

생각해 보면, 나는 장기하의 그 특유의 재기 발랄한 노래를 좋아한다. 요즘 '밤양갱' 노래만 흥얼거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으니!

그렇기에, 장기하가 에세이를 출간한다고 했을 때, 당연히 그 책은 독특하고, '자기만의 세상'이 가득할 줄 알았다. 책 이름 또한 장기하의 신곡 제목 같은 '상관없는 거 아닌가?'이니, 말 다 한 거 아닌가?

근데 프롤로그부터 당황스러웠다. 이 사람 왜 이렇게 진지한 걸까? 그러면서 계속 이 책을 읽다가 한 사람이 떠올랐다. 바로 신랑이었다. 신랑은 생김새, 옷차림, 말투만 봤을 때는 특이하고 가벼운 사람(?)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알고 보면, 책을 읽고 사색하며 글쓰기를 좋아하는 '낭만 아저씨'이다.

현재 열심히 글쓰기에 취미 붙인 신랑에게 이 책의 에필로그에 나오는 글귀로 응원의 메시지를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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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고이기는 해도 난생처음 책 한 권을 완성할 시간이 되니 감개무량한 마음이 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동시에, 뭔가 꼭 해야 할 말을 빠뜨린 것은 아닌가 싶어 불안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앞으로 노래도 다시 만들 거고,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도 할 거고, 경험과 생각이 또 쌓이면 글도 다시 쓸 거니까, 이번 책에서 몇 가지 빠뜨렸다고 해도 뭐••••••

상관없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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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이님의 초록지붕집의 앤 게시물 이미지
어렸을 적에 봤던 앤은 철 없는 수다쟁이었는데, 나이 먹고 앤을 보니, 외로워서 공상에 빠졌던 거고, 잘 보이고 싶어서 끊임 없이 수다를 떨었던 거다. 괜히 짠하다.

그랬던 앤이 16살이 되니, 말수도 적어지고, 생각도 깊어지는 숙녀가 되니, 내가 괜히 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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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지붕집에 온 뒤로 여러 가지 실수를 했고, 그때마다 저의 큰 단점을 하나씩 고쳐왔어요. 자수정 브로치 사건이 있은 뒤로 다른 사람 물건이 손대지 않았고, 유령의 숲 사건 이후로는 상상력이 지나치게 뻗어나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어요. 케이크에 진통제를 넣은 사건 뒤로는 요리할 때 무척 조심하지요. 머리 염색 사건 덕분이 허영심을 버릴 수 있었고요." - 345p

🔖"이것 봐, 벨벳 카펫이야. 그리고 실크 커튼! 난 이런 걸 꿈꿔 왔어, 다이애나. 하지만 막상 이런 것들에 둘러싸여 있으니까 왠지 마음이 편치 않아. 그래서 이상한 기분이 들어. 여긴 물건이 아주 많고 하나같이 화려하지만, 그래서인지 상상할 거리가 없어. 가난하다는 것도 위로가 될 수 있구나.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잖아." - 352p

🔖"실컷 울게 놔두세요. 마릴라 아주머니. 가슴이 미어지는 것보단 우는 게 덜 아파요. 잠깐만 곁에서 절 안아주세요. 다이애나랑 함께 있을 수가 없었어요. 다이애나는 착하고 친절하고 다정하지만 이건 다이애나의 슬픔이 아니니까요. 다이애나는 저를 도와줄 만큼 제 마음 가까이 다가올 수 없어요. 이건 우리의 슬픔이에요. 아주머니와 저의 슬픔이오. 아, 마릴라 아주머니. 아저씨 없이 우린 앞으로 어떻게 살죠?" - 444p

초록지붕집의 앤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현대지성 펴냄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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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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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이님의 너무나 많은 여름이 게시물 이미지
2박 3일동안 내 여행 메이트가 되어 준 책.
작가님의 목소리로 낭독회를 들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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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막기 위해 전쟁을 벌이는 세상이라니. 우리는 어쩌다가 이런 세상에서 살게 됐을까요? " -12p

🔖"노인은 다시 이야기를 했어. 청둥오리를 보는 일도, 아내와 밥을 먹는 일도, 또 둘이서 잠드는 일도 모두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일상이었는데, 이제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 됐다고." -65p

🔖"각자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이라는 걸 알기먄 하면 된대요. 그럼 더 싸울 일이 없대요." -229p

🔖나를 가졌을 때 엄마는 서른다섯 살이었다. 그때 엄마가 얼마나 젊었는지 나는 그 나이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268p

너무나 많은 여름이

김연수 지음
레제 펴냄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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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이님의 노견일기 3 게시물 이미지
머리 하는 김에 완독!

우리 재롱이 보고 싶다.....

노견일기 3

정우열 지음
동그람이 펴냄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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