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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무리

닉 페인 지음
알마 펴냄

시간은 원… 원자나 분자 수준에서는 하찮은 거야. 비대칭이야.
우리에겐 우리가 함께한 모든 시간들이 있어.
넌 여전히 우리의 모든 시간들을 가지고 있을 거야.
일단 내가
일단
일단
그 시간들은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을 거야.
일단 내가 가고 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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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인정하기 위해서 자신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어. 사는 건 시소의 문제가 아니라 그네의 문제 같은 거니까. 각자의 발을 굴러서 그냥 최대로 공중을 느끼다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내려오는 거야. 서로가 서로의 옆에서 그저 각자의 그네를 밀어내는 거야.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마음은 그렇게 어느 부분을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포기한다는 것은 조금씩 삶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르지 않아서

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창비 펴냄

읽었어요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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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보자

패스트 라이브즈 각본

셀린 송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7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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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처음 만났고 의례히 시나리오 어떻게 봤냐고 물었더니 "소희가 꼭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순간 말문이 막혔습니다. 아주 평범해 보이는 이 대답은 이미 많은 걸 말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엄청나게 객관화하여 이야기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 영화의 본질이 소희라는 아이의 죽음에 관해 고찰하고 있음을 간파하고 있다는 것. 어떻게 하면 내가 이 배역을 맡고 그렇게 된다면 어떻게 잘 해낼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소희가 영화로 살아남아 관객들을 만나면 좋겠다는 바람이 차분하게 그녀를 압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비범하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진 대화들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처음 만난 날 소희를 캐스팅하였습니다. 어쩌면 그날, 내가 찾던 소희를 만났다기보다는 김시은이라는 배우가 그 자리에서 나에게 소희를 보여준 것 같습니다.

화재 현장에 고립된 소방관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화염 속에 갇힌 그는 동료가 와서 구해주지 않으면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불길과 연기 밖에서는 그가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리 소리쳐도 들리지 않습니다. "고립된 사람에게 다른 이가 다가오지 않으면, 그 사람은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스스로 생을 접는 많은 이들의 상황이 이와 비슷한 것 같았습니다. 누군가 다가갈 수 있다면, 어느 순간 어느 곳에서 간절히 보내고 있을 그 구조신호를 지나치지 않는 누군가가 있다면, 어쩌면 달라질 수도 있다는 희망. 오직 그 희망을 생각해보며 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다음 소희 각본집

정주리 지음
플레인 펴냄

8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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