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을 서평 하는 시간.
미국과 영국에는 각각 《뉴욕리뷰오브북스》와 《런던리뷰오브북스》라는 '서평 전문지'가 61년, 45년의 역사를 가지고 숨 쉬고 있다.
그렇다면 이곳, 대한민국 서울에는 뭐가 있을까?
바로 올해로 3년 차를 맞이한 《서울리뷰오브북스》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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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리뷰오브북스는 2020년 12월 창간준비호를 시작으로 2021년 3월에 창간호 발행, 지금까지 총 13호를 세상에 내보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한 번씩 출간되지만,
동시에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서 매주 화요일 새 글을 받아볼 수 있는 구독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내가 이번에 함께한 『읽기의 최전선』은 그 《서울리뷰오브북스》의 창간 3주년 특별판으로, 3년간 그들이 만난 77인의 필자 / 198권의 도서 / 156편의 서평 중 21편을 엄선해서 제작되었다.
2024년 대한민국, 그리고 세계에서 특별히 주목할 만한, 그리고 우리가 더 알 필요가 있는 주제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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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서 읽는 인친님들의 서평을 넘어
서평을 책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는 행위라고 말하는 이들,
서평으로써 사유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펴낸 이야기.
그래서 더 인상적이었던 책, 서울리뷰오브북스의 『읽기의 최전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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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의 최전선
권보드래 외 14명 지음
알렙 펴냄
읽고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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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나이 65세, 샛별야학 중학 1반.
가난으로 인해 국민학교조차 졸업하지 못하고 공장에서 일을 해야 했던 행자 할머니를 중심으로, 못 배운 게 한이 된 할머니들이 모인다.
나무옆의자 출판사, 최하나 작가님의 장편소설
『반짝반짝 샛별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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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 할머니는 이 기묘한 감정을 언제 마지막으로 느꼈는지를 가만히 떠올렸다. 첫 집 장만 첫 출산 등이 스쳐 갔지만, 절대 똑같지 않았다. 그러다가 소풍이라는 두 글자에 생각이 가닿았다. 마지막 반 소풍날, 학교 근처 뒷산에 돗자리를 펴고 아이들과 싸 온 김밥을 우유와 함께 먹으며 희희낙락하던 때. (...) 행자 할머니의 입가로 다시금 미소가 번졌다." _p.17
두근거림에 밤잠 지새운 행자 할머니는
오르기에 결코 쉽지 않은 언덕길을 지나
그 길 끝에 있는 한 건물의 3층,
호락호락하지 않은 길을 걸어 샛별야학에 도착한다.
김행자, 박시옷, 박선녀, 석순자.
네 할머니를 중심으로 그들의 '삶'이 펼쳐진다.
책을 읽는 내내 소극장 연극이 떠올랐다. 샛별야학을 주무대로 한 편의 연극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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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야학 교장으로 활동했던 대학교 선배가 계속 떠올랐다.
대학생들이 자원봉사 식으로 운영하는 야학이었고,
당시 지리교육과 학생이던 그 선배는 밤마다 야학에서 어르신들을 가르쳤다.
딱 한 번, 그 선배를 따라 방문했던 야학의
그 생소한 풍경이, 어르신들의 열정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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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지 못한 것에 대한 한, 갈망.
나의 어머니와도 멀지 않은 이야기 같았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내 어머니의 나이는 이제 어디서 아줌마보다는 할머니에 많이 가까워져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어머니에게도 이런 열망이, 열정이 있을까.
무언가를 더 배우고 싶어 할까.
생각에 잠기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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