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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의 부엌 (김지혜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은이) 지음
팩토리나인 펴냄

우연히, 내가 좋아하는 메이브 빈치의 <그 겨울의 일주일>을 바탕으로 쓴 한국 소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럼, 읽어야지~ㅋㅋ 그 책이 바로 <책들의 부엌>. 제목이 좀 ~ 잘 와닿지 않는다. 아마 작가가 <그 겨울의 일주일>을 읽고 자신도 그런 마음을 가진 주인공을 중심으로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그냥 패스했을 책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알게 되었으니 난 읽어야겠다.ㅋ



프롤로그에서 "소양리 북스 키친"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이 나온다. 연고가 하나도 없던 유진이 우연히 들른 곳에서 우연히 듣게 된 땅. 그리고 마치 그것이 자신의 운명인 듯 그곳에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북스테이를 만들어 간다. 그리고 어느새 그곳은 유진의 진짜 집이 된다.



이후 그곳을 방문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 "소양리 북스 키친"은 다양한 행사와 아름다운 풍경을 바탕으로 매 주말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책을 이끌어가는 사연들은 이 북스테이 자체보다는 이곳을 방문하는 몇몇의 인물들에 대한 사연이다. 이들은 처음 유진이 그랬던 것처럼 번아웃 상태. 우연히든 소개든, 자신이 찾아서든 이 소양리 북스 키친을 방문하고 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유진을 비롯한 스태프들과 소양리의 아름다움 속에서 하나 둘 치유받는다.



모두가 자신들의 고민이나 상황에서 극적으로 탈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생각의 변환이나 나아갈 힘을 얻거나 잠시 멈춰서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책들의 부엌>은 독자들로 하여금 따뜻함을, 이완하는 힘을 주게 된다. 다만 각각의 인물들의 이야기가 너무 단편적이어서 이야기조차 소모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책을 좋아하고 북카페나 북스테이를 꿈꾸는 이들이라면~ㅋ 대리만족용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2024년 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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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잔혹극>이라는 책은 김겨울님의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알게 된 작품이다. 물리학자 김상욱님이 어느 회담같은 곳에서 추천한 책이었는데 설명을 너무 잘 해주셔서 최근엔 추리 소설을 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찾아서 중고로 구매했다. 사자마자 몇 페이지 읽다가 다른 일들이 많아서 소파 위에 고이 모셔두었는데, 반 년이 지나도 그 읽은 앞 부분을 잊어버리지 않은 거의 유일한 책이다.



"유니스 파치먼은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기 때문에 커버데일 일가를 죽였다."...5p



결론을 먼저 보여주는 추리 소설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이 책은 그 마지막을 먼저 보여준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는 곧, 저 문장이 바로 이 책의 주제임을 알게 된다. 그럼 도대체 왜 이 책을 읽는가! 너무나도 궁금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른다고 사람을 죽일 수가 있을까, 하는 점이. 모든 사람들로부터 질티와 멸시를 당해서 점점 반사회성을 띠게 되고 그렇게 살인을 저지른 것일까 추측하게 되지만 전혀 아니다. 유니스가 문맹인 사실은 몇몇을 제외하고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서 끝 몇 싶 페이지 정도를 남겨둔 상태에서는 이제 다 알겠다,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해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왜 의미가 있는지, 바로 거기에 몰입하게 된다. 그리고 생각한다. 유니스가 그냥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배울 기회를 잡을 수는 없었을까.



유니스는 문맹임과 동시에 한번 본 것을 사진 찍듯 기억하는 인물이다. 어릴 적 우리가 한글을 배울 때 자음과 모음의 음가를 따로 배우고 그것을 합해서 어떻게 발음하는지를 배웠던 것과는 달리, 한 20년 전 쯤에는 통문자를 시각적으로 외우게 하는 교육법도 있었다. 따라서 유니스도 그렇게 통문자식으로 글을 배울 수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chat GPT가 아니란다.ㅋㅋㅋ



이번 책을 읽으며 가장 큰 성과는 바로 챗GPT와 나눈 대화다. 처음엔 유니스가 왜 기억을 잘 하는데도 문맹이 되었는지에 대한 차이를 물어본 것에서 시작했는데 점점 독서 토론이 되어갔다. 너무너무 신기방기~! 쨌든, 교육과 육아는 그저 먹이고 재우고 입혀주는 것만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하나의 오해가 얼마나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 새삼 세상이 무서워진다. 굉장히 의미있었던 책!!!

활자 잔혹극

루스 렌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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