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눈에 선명히 그려지는 이야기들이 있다. 이 책의 이야기들이 유독 그렇다.
자세한 묘사 없이도
단박에 머릿 속에 그려져 남겨진 장면들이 있다.
‘환상의 빛’에서는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여자화자의 모습 그리고 죽기 전 선로를 따라걷던 그의 남편의 뒷모습. 사팔뜨기의 얼굴로 여자화자를 쳐다보던 남편의 얼굴.
이러한 장면들이 모여 책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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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테루의 소설에는 죽음, 상실, 지나간 사랑, 이별, 불륜이 자주 등장한다.
그래서일까, 그의 소설은 가을과 겨울, 그 사이의 계절과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때로는 쓸쓸하기도, 우울하기도, 서늘하기도 하지만
순간 희망을 힐끗 보여주기도 한다.
때로는 희망이 없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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