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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척해도 오십, 그래도 잘 지내보겠습니다
서미현 지음
그로우웨일 펴냄
아닌 척해도 오십, 그래도 잘 지내보겠습니다.
주말에 잡은 책인데 책 중독 버릇이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달리게 한다.
책의 저자 서미현 작가는 50살이 되기 전 49세에 오랜 직장 생활과 이별하고 퇴사한다.
100세 시대라고 해도 50의 고개를 넘게 되면 보편적인 시각에서는 사실 이제 나이 든 사람의 대열에 서게 된다(개인적인 생각)
저자는 오랫동안 카피라이터로 일했고, 독신이며, 지금은 몸이 아픈 노모와 단 둘 이 살고 있다.
예전에는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사람을 색 안경으로 보던 시선도 있었지만 시대는 변했다.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다.
단지 저 출산 문제가 나라의 큰 고민거리지만, 그것만 아니라면 나 또한 독신주의를 옹호하는 입장이다.
직장을 퇴사하고 약간의 프리랜서 활동을 하고 아픈 엄마의 돌봄 생활,
오십의 나이에 접어든 작가의 다양한 시선이 책에 오롯이 담겨있다.
카피라이터 출신 답게 글귀들이 예사롭지 않다.
감성적인 나에게는 그 글귀들에 몰입하게 된다.
몇 권의 책을 출간한 나 지만, 이렇게 시적이면서도 은유적인 글귀와 마주하면 부럽기 그지없다.
이 책은 오십을 맞이한 작가의 지난날에 대한 회상이며, 앞날에 대한 스스로의 응원이다. 어쩌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응원을 끌어내고 있다.
MBTI의 I형으로 살아가는 나이든 엄마와 딸
T형인 나는 작가의 글에서 약간은 이질감을 느꼈지만, 사람들은 모두가 다르다. 작가가 책에서 이야기 하듯이 소울메이트라고 생각했던 친구와도 정말 많은 것이 다르다.
"회사에 다니면서 끝까지 나를 괴롭혔던 타인에 대한 마음과 질투, 헛된 욕심과 그로 인해 야기되는 불안, 인정받고 싶은 욕구"
"여행은 흔들리는 나를 더 흔들리게 하고, 집으로, 회사로 돌아와 다시 떠나기를 부추겼다. 같은 곳을 가도 다르게 보는 이들과의 여행은 안정과 균형을 추구하는 나를 온통 헤집어 놓고 흔들어서는 조금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반드시 보다는 적당히를 좋아하기로 한다, 적당하다는 건 딱 맞는 상태보다 약간 모자란 상태를 의미하니까"
"괜찮다는 말보다 좋다는 말을 쓰고 싶다. 싫다는 말을 쓰고 싶다. 구체적이고 시시콜콜한 상태를 잘 전달하고 싶다"
"오늘도 파이팅 같은 틀에 박힌 여섯 글자가 허무를 몰아내기도 하고 평범한 추임새인 '아자아자'가 꽁무니 빠지게 도망쳐 버린 의욕의 머리채를 억지로 잡아당겨 오기도 한다"
"시력, 청력, 기억력 등등 신체와 관련된 ~ 력들은 쓰면 쓸수록 힘이 떨어진다. 천천히 '력'이 떨어지도록 애써야 하겠지만, 이미 시작되었다면 받아들이고 외부에 기대도 좋겠다"
"아까워해야 할 것들은 사실 인간에게는 없습니다. 어차피 우리는 소멸할 것이고, 먼지로 흩어질 겁니다. 인생이 2회 차, 2회 차 살 수 있다면 이번 생은 아꼈다가 다음 생에 쓸 수 있다면 좋겠지만요. 아끼다 똥 된다는 말이 왜 있겠습니까. 저는 나이 먹어도 엔간히 쓰고 적당히 먹고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이 책은 총 6 개의 아젠다를 가지고 있다.
온전히 내가 되는 시간, 언제까지 이팔청춘일까?, 뜻대로 안 되는 게 있어, 앞으로 이렇게 되고 싶어, 모든 문제의 원천일거야, 하나쯤 만들면 좋지 않을까, 잘 늙으려면 해야 할 준비......
50살에 작가가 다짐하고 꿈 꾸는 이야기 들이다.
어쩌다 50살이 되었고, 건강을 챙겨야 하는 나이가 되었고, 마음을 다시 정립해야 하는 순간이 왔고, 미래와 타인과의 관계, 취미 생활과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작가는 지난 날을 돌아보고, 스스로를 자책하고, 앞날에 대한 불안감을 애써 감추지도 않고, 나름대로 잘 살아보자는 응원을 구한다.
이야기는 작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50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고 누군가는 걸어가고 있는 이야기이며, 또 누군가의 미래의 이야기 이기도 하다.
20대만 성장통을 겪는 것은 아니다.
삶에서 우리는 매번 성장통을 겪는다.
늙어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나이 드는 것을 쪽 팔려 하지 말고
흔들리지 않고 단단한 삶의 태도를 갖기를 원하는 작가의 다짐이자 마음이 한 권에 책에 담겨 있다.
처음이 있으면 끝이 있으니
심플하게 시작하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스스로에 대한 응원과 위로 그리고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왜 이렇게 공감이 되는 거지?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스스로 감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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