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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지음
시공사 펴냄
그러니까... 2020년 겨울의 끝자락, 일주일마다 꼬박 기다리던 드라마가 바로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엄마의 병이 가장 악화되었던 때라 어딘가 도망이라도 치고 싶었던 것 같다. 내겐 그게 드라마였고 다행하게도 잔잔하면서 감동도 주는, 정말 웰메이드 드라마였다. 얼마나 좋았던지 본방을 시청하고도 유튜브로 들어가 보고 또보고... ㅎㅎ OST도 어찌나 하나같이 좋던지 다운받아서 듣고 또 듣고. 그러다 드라마가 끝나갈 즈음 결국 원작인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도 구매해버렸다.
드라마가 끝나고, 엄마도 떠나고 ... 그래서인지 이상하게도 몇 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는 내 인생 드라마가 되어버렸다. 그동안 생각나면 한 번 들어가 또 영상을 찾아보고 OST도 듣고. 겨울이 오니 또 자꾸 생각나길래 이번엔 그때 사두었던 책을 든다.
첫 페이지를 읽기 시작하면서 드라마 장면이 어찌나 잘 떠오르던지 너무 신기했다. 우와~ 어떻게 소설책을 이렇게도 잘 옮겨놓았을까. 감독이나 촬영, 배우들까지 ... 어쩜 이렇게 잘도 표현했을까 싶었다. 다만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똑같지는 않다. 드라마에서 김환희 배우가 열연했던 은섭의 동생은 소설에선 존재하지 않는다. 드라마 중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어서 콧물까지 흘리며 잉잉 울었던 장면이었는데 그 부분만큼은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다. 또 장우의 사랑 이야기도 조금 아쉽지만 그렇다고 소설보다 드라마가 낫다는 건 아니다.
소설은 소설로서의 잔잔함과 애틋함과 특유의 유머까지, 드라마의 원작 자체로서의 아름다움, 놀라움, 섬세함 모두 갖추고 있는 작품이니!
이도우 작가님은 10년쯤 전에 주변에서 모두 추천한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 그때도 좋았지만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가 훨씬 좋다. 곤포나 윤슬이라는 단어를 알게 된 것도, 은섭이나 수정의 말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관계에 대한 생각들, 인생의 지혜 같은 것들이 이제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이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구입한 건 윈터 에디션! ㅋㅋㅋ
여기엔 "굿나잇책방 겨울통신"이 더해진다. 지은이가 "임은섭"이라니! 꺄아아악!!!
마치 본 책의 후기처럼 이어지는 이 겨울통신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 또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할 듯. 이제 OST 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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