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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마스다 미리 만화 에세이)의 표지 이미지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마스다 미리 지음
이봄 펴냄

마스다 미리의 책은 순수 4컷 만화책과 만화 에세이, 둘로 나뉘어 있는 것 같다. 비슷하지만 개인적으론 순수 만화 쪽이 훨씬 마음에 든다. 아마도 마스다 미리 개인의 이야기보다 만화 속 드러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내게는 더 재미있는 듯.



이번 만화 에세이는 여행 에세이이다. 플라이 북에 떴길래 딱히 끌리지는 않았지만 대여! 이게 플라이 북의 장점인듯 장점 아닌 장점. ㅋㅋㅋ (플라이북 추천인 코드 : 9WUC2B) 어차피 내 돈 내고 빌려보는 거긴 한데 무제한 대여라는 말이 참 아무거나 빌려보게 만드는 것 같다. ㅎ



하여간~ <마음이 급해졌어~>는 2014년부터 2017년에 걸쳐 마스다 미리가 패키지 투어에 홀로 참가하면서 보고 듣고 먹은(거의 대부분) 것들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마흔 살이 넘어가며 더 나이 들면 힘든 여행은 힘들지 않을까...싶은 마음에(동감이다. 하지만 나는 벌써 50ㅠㅠ) 여기저기 다녀 본 여행기.



북유럽의 오로라 여행에서부터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 프랑스의 몽생미셸과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 여행, 마지막으로 타이완의 핑시 풍등제 여행을 담고 있다. 짐 쌀 때의 노하우 같은 것들은 도움이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트렁크 한 쪽을 비워두고 올 때는 선물로 채워온다~는 참 마음에 드는데, 생각보다 별 걸 다 들고 간다.ㅋㅋ 뭐, 개인 취향이니.



무엇보다 유럽 같은 곳을 3박 5일로 한 나라만 다녀 온다거나 하는 것들은 참 부러웠다. 시간과 경제적 여건이 되어야 하는 것이니까. 다른 건 둘째 치고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 여행은 함 가보고 싶다. 마스다 미리도 엄청 좋았는지 이후 친구들과 또다시 여행한 곳이라고. 10년 전 이야기니 또 올랐겠지?ㅠㅠ



내가 가지 못하니 여행 에세이를 읽는 건 대리 만족으로 반갑고 재미있다. 그래도 언젠간 나도 가보리~ 하며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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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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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세계사"라니, 제목을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이 책은 사진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하는 세계사인 것이다. 사진 자료이므로 고대부터 중세는 없다. 사진기가 만들어진 1850년대 자료부터 시작하여 1960년대까지만 설명한다. 그 중 1권은 1910년대까지다. 그러니 사실 세계사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근대, 현대사"이다.



그렇게 읽기 시작하면 또 하나 의문이 든다. 처음 사진기가 나왔을 땐, 모두 흑백이었을 텐데, 이 책 속의 사진들은 모두 컬러다. 앞부분 설명을 보면 매우 많은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하나하나 색을 살려냈다고 한다. 그냥 마음에 드는 색을 칠한 것이 아니라 이 또한 원래 사진에 맞을 만한 자료를 수십, 수백 장을 찾아 원래의 색을 하나씩 덧입히는 작업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이 책은 그냥 세계사 책이 아니다.








사진의 출처 또한 마찬가지다. 역사란 이긴 자의 기록이나 유물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대한 다양한 사진들(개인, 우편 엽서용, 대중 잡지용 등) 사진들을 모아 역사를 설명하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인다.



사진은 이미지이기 때문에 그 어떤 설명보다 각인 효과가 크다. 하나의 큰 통사는 아니지만 각각의 사진이 설명하는 것들을 이어서 읽다 보면 어느새 근현대에 이 세계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는지를 상상하게 된다. 교과서 속 단편적인 사진들보다 훨씬 더 풍부하고 다양한 사진을 통해 바로 이 시대의 바로 얼마 전이었던 시대를 추측해볼 수 있다. 때로는 감탄하며, 때로는 가슴 아프게!

선명한 세계사 1

댄 존스 외 1명 지음
윌북 펴냄

17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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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오 이시구로의 첫 책은 <나를 보내지 마>였다. 꽤 오래 전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어릴 적 읽던 SF 이후, 책으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장르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푹 빠져 읽었던 기억이 난다. 두 번째로 접한 작품이 <클라라와 태양>이다. 나이를 먹은 만큼 비슷한 SF여도 너무나 크게 인간성이 다가왔다. 그러니 이제 이 작가의 작품은 무조건 읽는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파주 출판 단지에서 하루를 묵고 다른 서점을 기웃거리다 한 중고 서점에서 발견한 <파묻힌 거인>은 내게 지금까지 읽었던 SF를 빙자한 인간성과 상실에 대한 아픔이 주제겠지~했던 예측을 완전히 깨부쉈다. SF는 커녕 용과 도깨비가 등장하고 아서 왕의 시대를(살짝 뒤이긴 하지만)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영웅 소설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주인공은 노부부 한 쌍이기 때문이다.



브리튼 족 마을에서 안개에 싸인 듯 희미한 기억만으로 서로에게 의지한 채 살아가던 노부부는, 마을을 지나가는 한 여성에게 어떤 말을 들은 이후 자신들의 아들을 방문하기 위해 긴 여정길에 오른다. 하지만 이들은 기억하는 것이 거의 없다. 어딘가에 있을 아들을 향해 그저 한 걸음씩 나아갈 뿐이다. 그런 와중에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 색슨족 마을에서의 사건, 다른 길에서 들은 이야기들 등을 통해 자신들의 기억을 흐리는 원인이 이 근방의 용 케리그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소설은 그 용을 죽여야만 기억을 되찾으므로 용을 죽이기 위한 여정으로 바뀌는 듯 하면서 다양한 인물들이 얽히며 마치 영웅 소설인 듯 흘러간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석연치 않은 느낌이 거세지고 결국 작가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망각"이라는 사실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두 사람만의 망각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다. 색슨족과 브리튼족의 싸움에서 누가 누구를 죽였는지, 그 사실을 잊게 하면 어떤 이득이 있는지, 한때 위대한 협상가였던 엑슬과 그 부인이 기억하고 기억하지 못함으로써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독자는 천천히 알아가며 과연 "망각"이 나쁘기만 한 것인가! 하는 물음을 제기한다.



내가 기억하는 과거는 대부분 좋은 추억들이다. 물론 가슴에 비수가 꽂히듯 잊혀지지 않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들을 곱씹고 곱씹는 타입이 아니어서 거의 잊히듯 한쪽에 숨겨져 있다. 현재에 충실하다 보니 많은 것들을 잊고 지내기도 한다. 때로는 망각이 우리를 나아가게 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들춰서 세세히 따질 필요는 없지 않을까. 더 행복한 어느 날을 위해 때로는 잊기도 해야 하지 않을까. 잘못한 입장에선 좀 다르다. 그들은 잊지 않고 철저하게 반성해야 한다. 그러니, 다시 생각 해도 역시 가즈오 이시구로는 뛰어난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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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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