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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하는 법 (당신의 돈과 인생에서 최대치를 뽑아내는 법)의 표지 이미지

역전하는 법

빌 퍼킨스 지음
마인드빌딩 펴냄

제가 “다 쓰고 죿어라”라고 이야기하면 대개는 곧장 낯빛에 두려움을 내비치고는 돈을 남기고 죽는 게 완전히 낭비는 아니지 않냐고 항변합니다. 그 돈이 자손에게 갈 수도 있고 혹은 기부될 수도 있다고 하면서요. (...)
첫번째로 네, 여러분은 분명 자신이 아끼는 사람이나 관심있는 일을 위해 돈을 남길 수 있씁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나 일의 입장에서 이왕이면 여러분의 돈을 더 빨리 받는 편이 더 좋지 않겠습니까? 여러분이 죽을때까지 기다려야만 할 이유가 있을까요?
두번째 얼마를 주든지 당장 남에게 돈을 줘버리면 그 돈은 여러분의 것이 아니라 받은 사람의 소유가 됩니다. 하지만 제가 '다 쓰고 죽기'에서 다루는 것은 여러분 소유의 돈입니다. 자녀에게 준 것은 자녀의 소유가 될테니 자녀를 위해 남길 돈에 대한 계획은 세울 필요가 없죠. (p.91)


먼저 『역전하는 법』을 쓰신 @billperkins 작가님과, 책을 선물해주신 @diewithzero 출판사에 감사인사를 드린다. 그리고 책을 읽기 전에 살짝 색안경을 꼈던 것에 대한 사과도 곁들인다. 나는 이 책의 홍보카피를 읽고 뭘 그렇게 죽기전에 다 써버리라고 하는지 예상하지 못했으니까. 사실 나는 비교적 다양한 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노후자금”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편이었기에 다 쓰고 죽으라는 말이 무척이나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아마 나 말고도 이 책에 대해 그런 오해를 하는 사람은 꽤 되지 않을까. 그래서 말해둔다. 이 책은 사치를 조장하는 책이 아니다. 물론 욜로도 아니다.” 돈이나 시간에 목숨걸기보다는 경험과 성취에 목적을 두라고 하는 책”이 가장 적합한 설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역전하는 법』은 경험과 돈 중 무엇이 상위인지 고민하는 이들이 한번쯤 만나보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역전하는 법』은 브리사맥스 홀딩스의 CEO인 빌 퍼킨스의 책으로 시간의 유한함과 경험의 축척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우리는 때때로 부를 성공의 척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역전하는 법』을 읽다보면 “돈”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경험”과 “성취”에 목적을 두고 나의 돈과 시간을 관리하고 설계해야 함을 깨닫게 된다. 『역전하는 법』에서는 삶을 최적화하는 기술, 경험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다 쓰고 죽기가 목표인 까닭, 제대로 돈 쓰는 법, 삶의 균형 맞추는 법, 적절한 시기를 노리는 법 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사실 초반에는 속도가 살짝 빠르게 느껴져 집중하기 어려운 순간도 있었으나, 중반을 넘어설수록 이 책이 이야기하는 바가 마음에 닿았고 도움이 되는 문장들도 꽤 만날 수 있었다.

『역전하는 법』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경험마다 적절한 때가 있음을 이야기하는 부분이었다. 사실 최근 3년가량은 내 인생에서 가장 다양한 경험을 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늘 비슷한 삶을 살아온 내게 지난 3년은 너무나 많은 '계획에 없던 일'과 변화가 난무했기 때문. 그런 시기를 겪어놓고도 매일을 주저하며 지내는 내게 “지금이 아니면 안되는 것”을 생각하게 만들더라. 머릿속에서는 어쩌면 지금이 내 인생을 전환하고 나아갈 시기라는 것을 생각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현실에 안주하고 편안함에 기대고 싶었던 것. 하지만 『역전하는 법』를 읽으며, 내가 바라는 내 삶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았고, 타임버킷을 세우며 사는 사람이 되자는 다짐을 해보기도 했다.

사실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도, 오늘을 제대로 사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도 너무 많다. 하지만 미래의 어느 순간을 위해 오늘을 낭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짚어주는 책은 그리 없었던 것 같다. 『역전하는 법』을 읽으며 내가 무엇인가를 목적하는 순간마다 “오늘”을 간과한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문득 “우리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80세가 됐을 때 내 통장에 얼마가 있을까가 아니라 단 한번 주어진 인생을 낭비하게 되는 일이다”라는 말이 마음에 쿡 박힌다. 당장 내일부터라도 내 인생을 더 가치있게 살고, 더 유의미한 경험을 쌓는 사람이 되기위해 노력해야겠다. 그가 말하는 “역전”, 가장 멋진 “역전”은 어제의 나를 이기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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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을 지켜라』? 오늘책의 신간, 『악당을 지켜라』는 제목부터 아이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아니, 악당을 왜 지켜? 쫓아내야 할 상대 아니야? 3학년에서 6학년, 고학년 아이들을 위한 판타지소설이라 아이가 어려워하면 어쩌지 걱정했지만, 일단 제목 만으로도 아이의 관심을 끌었고, 익살 넘치는 일러스트 덕분에 분량이나 작은 글씨에도 신난 얼굴로 『악당을 지켜라』를 마주했다.

『악당을 지켜라』는 눈높이 아동문학상에서 판타지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동물들이 주인공인 흥미로운 소재의 동화다. 『악당을 지켜라』에서는 동물들의 대장들이 모여 못된 짓을 하는 인간들을 심판하는 법이 재정되어 이야기를 펼친다. “악당” 동이 역시 이 심판의 대상. 하지만 “개를 가족으로 두고 있거나 구해준 적이 있는 인간에게는 변호견이 배정된다.”라는 특별조항때문에 동이는 개의 변호를 받는다. 우리의 “개”주연은 이런 고민을 무척 깊이 다루고, 이런 과정들은 동이이게 성장의 기회가 되어준다.

『악당을 지켜라』는 제목과 일러스트 덕분에 가볍게 시작하는 동화다. 물론 문장력도 좋고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어휘만 사용하기에, 폰트가 작은 편에도 술술 읽힌다. 그런데 그렇게 쉽게 읽힌 것에 비해 마음에 남는 것이 꽤나 짙다. 인간의 이기심에 대해서도, 우리가 주인이라 착각하지만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우리 아이는 원래도 타인이나 자연에 피해를 주는 것을 싫어하는데, 『악당을 지켜라』를 읽는 내내 의도하지 않아도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음에 대해 골똘히 고민하더라. 또 “거울형”이 있으면 못된 사람들이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괴롭히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해, 『악당을 지켜라』의 참의미를 되짚어보기도 했다.

의아한 제목, 익살스러운 일러스트, '오늘책리뷰터클럽'에 포함된 귀염둥이 인형까지-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깊이 생각하게 하고 남기는 것이 많은 동화책이란 생각이 들더라. 분명 다른 아이들도 『악당을 지켜라』를 읽게 된다면 다른 생명에 대해, 나쁜 행동의 책임감에 대해 더욱깊이 이해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악당을 지켜라

김우주 지음
오늘책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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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곰의 한줄평 - 이토록 귀여운 그림체에 반전의 감동 스토리!
아기곰의 한줄평 - .마음이 찌릿찌릿한데 슬프고도 감동적이야. 엄마, 천천히 하얀숲이 되세요.


혹시 아기곰의 한줄평에서 『하얀숲』이 무엇인지 눈치챘을까? 너무나 귀여운 그림체때문에 상상도 하지 못했던 『하얀숲』에 뒷통수를 맞고 콧물을 훌쩍이며 읽은 사람, 바로 나다. 처음 『하얀숲』, 심지어 작가님의 따끈따끈한 사인(찹쌀이가 진짜인지 문질러보는 바람에 살짝 번졌다. 힝~)이 그려진 『하얀숲』의 표지를 들고 무슨 이야기가 들어있을지 아이와 한참이나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친구들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결론지었는데! 그것보다 한층 진한 반전의 감동스토리가 들어있을 줄이야. 특히 엄마가 아이를 키워주시는 덕분에 3대가 일상을 채워가는 우리집에서는 완전한 “눈물의 그림책”이 되어버렸다.

먼저 『하얀숲』의 일러스트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표지에서 살짝 눈치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하얀숲』은 흑백의 그림책이다. 우리는 흔히 컬러가 훨씬 많은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하얀숲』을 보면서는 어쩌면 색은 그저 도울 뿐, 이야기가 가득 들어찬 그림은 색깔 그 이상의 강렬함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검정과 하얀색, 그 두가지만으로도 이토록 풍성한 감정의 깊이를 표현할 수 있음이 놀라울만큼 한 장 한 장, 감상할 포인트가 가득했다. 만약 어린 아이와 『하얀숲』를 읽느라 명암의 깊이를 느끼지 못할까 걱정하신다면, 그것은 기우다. 일러스트 군데 군데 아이들도 발견할 여러가지 재미와 요소들이 숨어있으니, 온 마음을 하얗게 비우고 『하얀숲』을 만나실 것. 그저 이 책을 만나는 것 만으로도 작가님께서 여러 이야기를 채워주실테니 말이다.

우리 아이 역시, 여러 생명체의 엄마와 아이들을 감상하고, 우리의 경험을 일러스트에 빗대어 떠올리기도 하며 『하얀숲』을 완벽히 즐겼다. “우리의 이야기는 반짝반짝”이라는 작가님의 말처럼- 이 책을 감상하는 내내 우리 아이의 눈은 반짝반짝 빛이 났다.

귀여운 요소가 가득한 일러스트를 충분히 즐겼다면- 이제 『하얀숲』의 정체를 만나야 할 차례. 어느날 숲에 자라난 “하얀잎”은 검정칠을 해봐도, 가위로 잘라보아도, 있는 힘껏 뽑아보아도 그 자리예 자라났다. .그런 아이에게 엄마는 말한다. “그대로 두어도 괜찮아. 그저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뜻이란다”라고. 맞다. 그저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뜻인 『하얀숲』은 바로 흰머리다. 우리에게는 함께 한 멋진 날이 많고, 시간이 부지런히 흐르는 것처럼- 사람에게 생기는 『하얀숲』은 어쩔 도리가 없다. 정말 시간이 흐른다는 뜻이니까. 어느새 아이는 엄마보다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듯 엄마의 속도는 점점 늦어진다. 하지만 함께 한 추억들은 “눈이 부시게” 반짝이는 것.

책을 읽은 날- 아이와 잠자리에 누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엄마는 지금 나보다 더 슬프겠다. 엄마와 할머니의 숲은 조금 더 하얗잖아. 그러니까 더 많이 함께 해야 해”라는 아이의 말에 나도 모르게 엉엉 눈물이 났다. 먹고사느라, 직장생활을 하고, 아이를 키우느라 잊고 살지만 나도 여전히 우리엄마의 아이임을 잊고 살았다. 그러는 사이 엄마이 숲은 『하얀숲』이 되어간다. 이미 내 머리에도 하얀풀이 나기 시작했는데, 정작 우리 엄마의 『하얀숲』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

우리 아이의 말처럼, 작가님의 말처럼- 나와 아이의 하루가, 나와 엄마의 하루가 더 반짝반짝한 이야기가 되도록 부지런히 사랑하며 살아야겠다. 우리의 『하얀숲』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하얀 숲

이현영 지음
고래뱃속 펴냄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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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독서는 어떤 스타일인가요?
밑줄도 긋고 형광펜도 칠하며 완벽히 즐기는 타입? 혹은 구겨지기라고 할까 조심조심 깨끗하게 읽는 스타일? 저는 완전한 후자입니다. 절대 줄은 긋지않고 메모는 상상도 할 수 없죠. 구겨질까 조심스럽게 얹어두고 읽는 편이고, 인덱스가 끈적히 남기라도 할까봐 손등에 두번쯤 찍은 다음 붙입니다. (물론 당연히 독서기록 후엔 떼내죠. 띠지가 찢어지는 것도 싫어 조심조심 벗겨두고 다시 씌우기도 하죠. 아! 책읽기 전에 손씻기는 당연한 일! 뭐, 각자의 취향이니 전자가 맞다 후자가 맞다 판단내릴 수 없으니 그저 “취향존중”하는 걸로 해두기로 해요. 『이 책은 완벽해』에 등장하는 개구리, 깨굴이도 후자인가봅니다.

보통 미끌미끌하고 꼬질꼬질한 게구리와 달리 깔끔한 우리의 깨굴이는 책도 무척이나 깨끗하게 본 덕분에 가장 아끼는 책은 『이 책은 완벽해』라는 칭찬을 종종 듣는다고 해요. 책이 어찌나 깨끗한지 감동을 받을 정도라고. 우리의 깨굴이는 이 완벽한 책을 볼 준비가 되었다면 따라오라고 자신만만합니다. 그런데 맙소사! 우리의 어린이 독자들은 깨굴이와 다른가봅니다. 치즈 맛 과자를 먹으며 책을 펼치기도 하고, 포도주스를 흘리기도 하죠. 맙소사, 풍선껌도 등장했네요. 어질어질해진 깨굴이는 소중한 책을 더럽힌 것들을 떼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이미 더럽혀진 책은 오히려 흐물흐물, 엉망친창이 되어버립니다. 심지어 파리까지. 파리를 보고 기겁하는 우리의 깨굴이를 도와 어린이 독자가 팍! 쳐주려고 하지만 깨굴이는 책에 얼룩이 질까봐 반대하죠. 그러다 문득,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어린이 독자 덕분에 자신이 잡아먹으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더럽지만 개구리에게는 완벽한 식사가 파리라는 사실과 함께요. 그리고 책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과, 언제든 다음 장으로 넘겨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배우게 됩니다.

사실 엄마는 『이 책은 완벽해』를 처음 읽었을 때, “킥”한방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했어요. 책을 사랑하는 깨굴이가 이렇게 변하게 되었지만, 기막힌 반전하나쯤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우리 아이는 깔깔 웃으며 바로 첫장으로 돌아가더라고요. “꼭 나랑 이야기하는 책 같아”라고 하며. 그때 엄마는 깨달았습니다. 『이 책은 완벽해』의 진짜 완벽한 비밀은, 아이들이 책과 소통하게 하는 것이라는 걸.

네, 맞습니다. 『이 책은 완벽해』의 화자는 계속 대화체를 사용합니다. 마치 아이와 대화를 주고받는 듯한 말투이기때문에 실제 아이는 보다 입체적으로 이 책을 즐기고, 적극적으로 대답을 하기도 합니다. 아마 우리 아이보다 훨씬 어린아이들도 개구리에게 척척 대답을 하며 『이 책은 완벽해』를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완벽해』는 그렇게 입체적인 책이니까요. 깨굴이와 책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완벽한 책이 무엇인지에 대해 실컷 수다를 떨다보면 우리 아이가 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알 수 있고, 책을 소중히 다루는 법을 알게 되기도 하죠. 책에 낙서를 하면 안돼, 음식을 먹으며 책장을 넘기면 안돼, 빌려온 책을 찢으면 안돼- 백번 바르치는 것보다 『이 책은 완벽해』같은 책을 한번 읽는 것이 더욱 완벽한 교육이 된다는 것은 아마 모든 엄마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일 겁니다. 이 특별한 개구리를 이제 만났을 뿐.

『이 책은 완벽해』의 일러스트 역시 아이들의 시선을 끌기게 충분합니다. 익살이 가득한 표정, 강조된 텍스트 등을 따라 즐기다보면 그저 깔깔 웃으며, 진짜 특별한 책이 무엇인지 절로 깨닫게 되죠. 『이 책은 완벽해』는 아이가 스스로 즐기는 책입니다. 정말, 완벽한 책 아닐까요?

이 책은 완벽해!

론 케레스 지음
제제의숲 펴냄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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