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고를 때 이 단어, 주제가 들어간 책은 꼭 읽게 되는 그런 거 있으신가요?
----------------------
무조건 읽는 키워드
구선아
# 집
집에 관한 모든 이야기. 집은 경제적 안정과 투자 목적이 아닌 보호와 안전, 편안과 안락, 자유와 독립과 혹은 소속, 개인 공간이자 소셜 공간, 자아 표현의 대상이다. 집은 사람을 닮았다.
# 장소
공간이 물리적인 형태라면 장소는 인간의 행위로 만들어진다. 여기에 인간의 애착과 기억이 더해지면 장소애(愛)가 생긴다. 어쩌면 인간의 삶은 장소애가 선처럼 이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 산책
산보와 산책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산책을 자주 못 해 항상 산책을 꿈꾸고, 산책자가 되지 못해 명랑한 산책자를 동경한다. 발터 벤야민이나 로베르트 발저를 좋아하게 된 건, 그들이 작가이기 전에 산책자였기 때문이다.
# 계절
제목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들어간 책들. 계절감이 묻은 문장은 같은 계절에 있으면 더 깊숙한 계절로, 다른 계절에 있다면 그와 같은 계절로 데려간다. 계절 서사만큼이나 계절 묘사를 읽는 일도 즐겁다.
# 서점/책방
나의 책 쓰기의 시작은 책방이었고, 책방 운영자로서의 시작은 책방 여행자였다. 책방은 나에게 삶이자 낭만이다. 책방은 책으로 만나도 좋다.
박훌륭
# 죽음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죽음은 어떨지 항상 궁금하다. 죽음에 관해 읽다 보면 어렴풋이 삶도 보이는 것 같다. 삶의 반대말이 죽음이라지만 사실 삶과 죽음은 함께 가는 것이다.
# 심리
하루에도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자주 마주하다 보니 사람의 심리에 관해서 알고 싶다. 더불어 종잡을 수 없는 나의 심리도 궁금하다.
# 질병
인간의 수명은 날로 늘어나고 있지만, 사실 건강 수명은 별반 늘지 않았다. 질병의 원인, 경과, 결과 등에 관한 도서를 자주 검색한다. 이건 전공의 영향일 수도 있다.
# 경제
우리는 자유경제 시대에 살고 있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단어가 난무하지만 읽다 보면 대강의 흐름 정도는 알 수 있다. 원론적인 경제 도서부터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도서까지 두루 검색한다. 투자서는 잘 읽지 않는다.
# 모험
상상력이 들어간 모험 이야기를 좋아한다. 인물의 상황 묘사가 어찌 보면 ‘심리’ 키워드와 유사하다. 모험이란, 주인공이 마주한 삶이기에 감정이입하며 읽게 된다.
책 읽다 절교할 뻔
구선아 외 1명 지음
그래도봄 펴냄
읽고있어요
0
20대 시절, 작은 화물차를 운전하며 강원도 국도를 달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날의 오늘은 어느새 어제가 되었고, 수많은 오늘들이 결국 어제가 되는 건 다를 바 없다.
길 위엔 시간이 흩어져 있다.
길을 가면서 자주 뒤돌아보는 건 무의미하다. 그렇다고 목적지도 모른 채 달려가는 것에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오늘은 어제가 되고, 내일은 오늘을 지나 어제가 될 뿐이다.
오늘은 그저 오늘일 뿐이지만, 어제들이 모여 지금의 오늘을 만든다.
그래서 오늘을 후회 없이 살라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
후회하며 엉망으로 살든, 고민하며 살든, 결국 우리는 어제가 만들어준 길 위에서 오늘이라는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만 떠올려보자는 것이다.
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김종관 지음
arte(아르테) 펴냄
1
슈슈
👀
11개월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