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내내, 마치고 나서 묵직하지만 조용한 슬픔이 한 동안 계속 되었다. 책을 마친 지 한달 즈음 지난 지금 후기를 쓰는 와중에도 슬프다. 스토너가 나 일수도, 내 남편일수도, 내 친구일 수도 있다. 모두의 인생의 시작과 끝을 관찰한다면, 사랑에 빠지고 열정을 깨달아 소명을 찾게 되고, 동지를 얻고 잃게 되며, 우선순위가 무너지는 순간, 싸우지 않기 위해 아끼는 이를 희생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나와 가족, 동료 사이에서 일어나며, 내 배우자 가족을 가해자로 지목해야 하는 순간도 있고, 내가 그의 가해자가 되기도 할 것이다.
모두의 각자의 인생은 같다. 언제 용기를 내어야 하는 지, 나도 잘 알지 못하는 것이다.
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알에이치코리아(RHK)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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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 만에 다시 읽었다. 그 땐 과중한 일상과 업무에 허덕이며 절박한 심정으로 읽었다. 그땐 중요해 보이고, 급해 보이는 일들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어떻게 지정해야 할 지 알고 싶어서, 지금은 구심점이 없어 보이는 일상에서 집중할 것을 찾기 위해 이 책이 필요했던 거 같다. 신경 끄기란 것은 무엇을 선택해 버릴 줄 아는 것.
미국의 유명한 블로거답게 미국식 유머로 글이 빡빡하지만, 정말 쉽게 읽힌다. 시끄러운 글을 다 읽고 나면, 부처의 무위가 남는다. 인류 스승의 가르침을 아는데 실천을 못 해서, 그 가르침을 잊고 살아서 베스트셀러 도서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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