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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는 건 돈이 필요한 일이다. 편히 쉴 집이 필요하고, 음식과 물, 옷도 필요하다. 의식주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글을 남기기 위해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도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 핸드폰을 사고, 요금을 내고,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전기를 써야 하니까. 이처럼 생활 전반에 걸쳐 돈은 필요하다.
그런 돈 때문에 사람 사이 갈등이 끊이질 않는다. 거짓말과 배신, 미행과 살해. 결과는 참담하다. 소설에 나오는 일화들은 낯설지가 않다. 뉴스에서 본 것처럼 익숙하고 생생하다. 페이지가 훅훅 넘어간다. 단숨에 읽었지만, 생각은 한참 머문다.
한암 스님의 이야기는 두 페이지에 걸쳐 나온다. ‘주먹 쥔 손을 펴지 못하는 것’과 ‘편 손을 주먹 쥐지 못하는 것’을 불구라 하며, ‘돈을 씀도 그와 같이 하면 되지 않을까 싶소. 돈을 꼭 써야 할 때는 손바닥을 쫙 펴 흔쾌하게 시원하게 쓰고, 아껴야 할 때는 주먹을 꽉 쥐어 철저하게 야무지게 아끼는 것이오. 그런 분별을 갖게 되면 주위 사람들도 입을 가볍게 돌리지 못할 것이고, 더러 입 놀리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내 주관만 뚜렷하면 전혀 신경 쓸 것이 없소. 줏대 없고 내공 없는 사람들일수록 남의 얘기 하기 좋아하는 법이니까.‘(263-264쪽)라고 한다.
쓸 때 쓰고 아낄 때 아끼며, 적당하고 적절하게 사용하면 아주 효용적인 것이 바로 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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