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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로니아 찬가

조지 오웰 지음
문예출판사 펴냄

🐧 조지 오웰이다. 동물농장과 1984 등 다수의 영국 문학을 집필한 작가. 그에 비해 카탈로니아 찬가는 잘 몰랐다. 전쟁을 바라보는 철학적 선(유머도 곁들인!)이라는 점이 궁금해서 그렇게 읽기 시작했다.

🔖 의용군에 합류하기 하루 전, 바르셀로나의 레닌 막사에서 나는 어느 이탈리아인 의용군 병사가 장교용 탁자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 작가 조지 오웰이 1936년 12월, 스페인 의용군에 합류한 스페인 내전 참전기로, 참전 하루 전 한 막사에서 책은 시작한다. 그야말로 오합지졸이라고 내내 표현한다. 교육이나 훈련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보급품은 제각각으로 의용군의 차림새는 우습기 그지 없었다. 게다가 전선에서는 “놀랍게도” 대부분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제대로 총알이 나가지도 않는 총을 들고 순찰을 하는 지루한 날들이 이어졌다. 공격이 시작될 때는 놀랍도록 자세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포탄이 머리 위로 쏟아지는 와중에도 그는 감각을 놓지 않는 것이다. 참으로 작가다운 상황이었다.

🔖 시간이 흐르면서, 눈에 보이지 않고 소리만 들리는 총포들이 각각 또렷한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러시아산 75밀리미터 포열 두 개는 우리 뒤쪽 가까운 곳에서 포탄을 쏘아댔는데, 나는 왠지 골프공을 때리는 뚱뚱한 남자의 이미지를 떠올렸다._104p

🐧 사실 소설의 표현이야 손색없음이 당연하지만 그보다는, 파시즘이니, 무정부주의니, 전체주의니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들이 쏟아진다. 그래서 사전 정보로 스페인 내전에 대해서 좀 알아두고 보는 편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한참 읽고 나서, 스페인 내전이 생각보다 훨씬 정치적, 이념적으로 복잡한 갈등의 한가운데에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에 뒤늦게 부랴부랴 스페인 내전을 머릿속에 집어넣었더니 소설을 읽으면서 좀 뒤죽박죽인 된 면이 있다. 책을 깊게 이해하기에는 정치적 이념과 당시의 시대상이 꽤나 중대해서 가볍게 읽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매력적인 것은 정치적 이념이나 자신의 정치적 올바름과 전쟁에 대한 신념과 생각들을 사유해가며 변화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웠다. 조지오웰과 문예출판사의 에이터스 컬렉션을 통해 세계문학만의 재미에 흠뻑 빠져보기를 바란다.

#카탈로니아찬가 #조지오웰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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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읽는 펭귄님의 템스강의 작은 서점 게시물 이미지
🐧 서점에서는 늘 기대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는 것 같다. 템스강의 작은 서점이 들려줄 비밀 이야기가 궁금해서 그렇게 책을 읽기 시작했다.

🐧 마르티니크는 서점의 주인 사라의 친구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없고, 내리막길로 향하는 오래된 서점을 대신 운영하게 되었다. 그녀는 서점을 물려받을 유일한 사람인 조카 샬로테에게 이 서점의 특별함을 납득시켜야만 했다. 하지만 샬로테 또한 상실의 아픔으로 모든 것에 흥미를 잃은 채였다. 그런 그들에게 따스한 템스강변에 조용히 흐르는 강물처럼, 작은 서점이 간직한 비밀이 하나둘씩 떠오른다.

🔖 날은 벌써 어두워졌어도 바깥 거리에는 아직 사람이 많았다. 템스강은 가로등 불빛을 받아 반짝였고, 저 아래 강변 산책로는 보행자로 가득했다. 거리 맞은편 레스토랑에서는 따스한 불빛 아래서 식탁에 옹기종기 앉아 식사하는 사람들의 실루엣이 보였다._44p

🐧 소설은 작은 서점을 중심으로 과거 한 자매가 처음 영국에 도착한 그날부터, 현재 자매가 없는 시간이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서로가 유일했던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기에, 샬롯테의 엄마에게 한때 많은 의지가 되었던 언니인 사라의 마지막 순간에는 아무도 곁에 남아 있지 않게 된 걸까. 소설은 마치 강물처럼 흘러간다. 조용하고 잔잔하다가도 폭풍우 한번이면 그 깊이를 알 수 없어지는 속내처럼, 아리송한 전개를 이어간다.

🔖 이 도시는 완전히 황량해졌다. 강 위로 배가 한 척도 다니지 않았고, 산책로에 우산을 쓰고 바람과 사투를 벌이는 사람만 드문드문 보일 뿐이었다.

🐧 런던, 템스강, 서점. 상상만 해도 낯설면서도 이국적인, 그럼에도 서점이라는 공간과 책이 건네는 따스함이 그려지는 그런 곳. 템스강에는 많은 이야기가 흘러간다. 상실, 이별, 아픔 등 저마다 묻어둔 이야기가 서점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템스강의 작은 서점, 그곳에는 저마다의 인생이라는 책 한권을 품은 이들이 만나 또 다른 문장이 되고, 책이 되어 서점을 이룬다.

템스강의 작은 서점

프리다 쉬베크 지음
열림원 펴냄

👍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추천!
10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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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읽는 펭귄님의 편집 만세 게시물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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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 필요 없다. 펭귄북스, 편집자, 책 이야기. 오케이, 읽는다.

🐧 펭귄북스는 세계적으로 큰 출판사 중의 한 곳으로, 저자는 이 출판사에서 20년을 편집자로 일하면서 책이 나오는 과정을 설명한다. 그리고 편집자의 위치에서 책의 여정에 함께 하며 느꼈던 감정들을 털어놓는다. 세계적으로 출간되는 책이니만큼 그의 만족감과 불안감은 감히 짐작할 수 없을 것이다.

🔖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지만 편집자의 일은 만족감만큼이나 두려움이 크다. 일을 오래 할수록 수습 불가능할 정도로 완전히 망쳐버릴 날이 곧 닥칠 것 같다는 확신이 들기까지 한다._17p

🐧 그렇다면, 20년 차 편집자까지 늘 긴장하게 만드는 ‘책’이라는 것은 어떤 과정으로 나오게 되는가. 글의 탄생, 글의 시작부터 짚기 시작해서 시작의 여정에 함께하는 사람들, 예를 들면 작가가 좋은 글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작가 외에도 에이전트와 편집자도 글을 만들어내는 데 한 몫 한다. 각자의 역할에 맞는 노하우들을 더해 글이 밖으로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 좋은 글은 이렇게 작가와 독자가 모두 자기 역할을 다할 때 만들어지는 법이다. 이때 중간에 낀 편집자는 덤불에 가려진 구조를 보고, 독자가 이야기를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사람인 것이다._98p

🐧 좋은 글이 밖으로 나왔다면 2부에서는 글이 어떻데 더 좋아지는지를 설명한다. 교열, 문법, 철자, 각주, 색인까지. 반들반들 윤이 나는 글을 향해 수많은 담당자들이 함께 달려든다. 때때로 자조적인 유머를 곁들이며 유쾌하게 말이다.

🔖 나는 각주를 사랑한다. 문을 열었는데 각주 가 서 있다면 너무 기뻐서 당장 들어오라고 할 것만 같다._208p

🐧 글이 한 권의 책이 되기 위해서는 더 자유로워져야 한다. 3부에서는 글이 어떻게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번역, 디자인 등을 예시로 든다.

🔖 혹시 노란색 배경이 좋은 글이 만들어지는 비결은 아닐까? 자유로워진 글은 붐비고 시끄럽고 경쟁이 치열한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주어지는 시간은 고작 몇 초뿐이니 말이다._314p

🐧 수 개월에서 수 년의 시간을 거치고 책으로 나온다 해도 독자들에게는 찰나의 순간으로 남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편집자는 오늘도 기대한다. 우리의 순간이 모여, 당신의 순간으로 남기를 바라며 외친다. “편집 만세!”

🔖 한 권 한 권을 편집하고 만들어나가다 보면 수많은 ‘만세’의 순간이 있다. 연이은 실수와 건망이 초래한 좌절을 반복하면서도 우리는 100퍼센트라는 완벽의 세계에 가닿기 위해 오늘도 열심이다.

편집 만세

리베카 리 지음
윌북 펴냄

1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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