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주택 건물주 김순례 씨와 세입자들의 이야기. 김순례라는 이름은 '순례자'에서 따 왔다.
"관광객은 요구하고 순례자는 감사해하지."
순례자의 느낌으로 삶을 살아간다면 생에 많은 일들이 감사하게 느껴질 것 같다. 그래서 순례 씨는 잘 베풀면서도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아파트에서 살다가 집이 경매로 넘어가 어쩔 수 없이 순례 주택에서 살게 된 수림이네 부모님은 배우기만 했지 생활력이 박약해서 수림이를 고생시킨다. 거기에 자존심도 세서 자기들보다 못한 사람들을 일단 무시하고 보는데 둘째 딸인 수림이는 순례 씨와 순례 주택의 이웃 덕분에 강하고 경우 있게 성장했다.
"수림아,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
곤경에 처한 수림이네 가족에게 먼저 손을 내어주는 순례씨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인생의 고통을 정통으로 맞았을 뻔했다. 그런 순례씨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기까지도 이웃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우리나라는 경쟁이 너무너무너무너무 심해서 학생들은 잠잘 때 빼고 공부만 해도 시간이 부족하다. 대학 입시의 벽을 넘고 나면 스펙 쌓기 경쟁, 그 다음은 연봉 경쟁, 시집장가 잘 가기 경쟁, 자녀 교육 경쟁, 인스타로 사진 경쟁...
남과 비교되는 삶 말고 진짜 삶을 살아가며 떨어져도 다시 튀어오르는 공처럼 마음이 단단한 존재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