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곳에 왔을 때 그리 느꼈다
꼭 나를 집어삼킬 것처럼, 고래의 아가리 앞에 선 것처럼 이곳이 왜 이리 두려운지
그런데 지금 이 다정한 고요는
너무나도 익숙하고 또 편안해서... 처음부터 내 것이었던 것만 같아
어쩌면 나는
이미 먹히고 만 걸지도 몰라
당신을 보고 있으면 바닷가에서 죽어가던 고래를 봤을 때가 생각난다
내가 정말 물고기라면 너도 나와 같은 바다의 아이일 테니,
나는 네게 삼켜지는 순간까지도 너를 동정하고야 만다
이곳은 뭍이야
우리의 고향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