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로우
핀란드 사람들은 왜 중고 가게에 갈까?
박현선 지음
헤이북스 펴냄
아름다운 환경과 더불어 만인이 함께 살아가는 일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된 생활 실천이 확립된 나라 핀란드는 오래된 물건이 지닌 가치를 재발견하고 그 가치를 공유하는 ‘특별한 보통 사람들’의 나라이다.
중고가게는 ‘순환 경제’의 현장으로, 생산, 유통, 소비, 수거가 원형을 이뤄 돌아가는 구조다. ‘재활용’이 재처리 과정을 통해 제품을 다시 새로운 제품의 원료로 만드는 것이라면, ‘재사용’은 제품의 전부 혹은 일부를 다시 사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중고 문화의 핵심은 재사용 문화다. 물건의 수명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소비자는 선순환을 담당하는 환경 주체, 경제 주체가 된다.
이런 문화는 타인의 개성이 침해받지 않고 스스로의 만족감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이 보편화되었을 때 만들어 질 수 있다. 유행에 민감해하지 않고 스스로의 선택에 행복해하는 자아가 중요하다.
이런 실천의 뿌리에는 핀란드인이 자랑스러워하는 ‘요까미에헨 오이께우뎃’(모든 이의 권리)이라는 법 정신이 있다. 누구나 호수, 폭포, 바다, 숲 같은 자연을 맘껏 누릴 권리를 보장하되 그에 대한 책임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쾌적한 여름날 햇볕 가득한 공원에서 시민들이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아무데서나 소소한 살림살이를 늘어놓으며 행사를 벌이는 모습에선 ‘모든 이의 권리’라는 법의 실체가 보인다.
세상을 바꾸려는 작은 생각과 움직임은 일상에 대한 관찰과 고민으로부터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공원 하나의 면적이 그 면적만큼 정신병원이 지어지는 걸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주위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 지 고민하는 것이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는 각종 폐해를 막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3
최상범님의 인생책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