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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지음
이성과힘 펴냄

읽었어요
2021. 독서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과 사회해체이론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보면, 우리나라 1970년대 혼란스러운 시절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살던 곳이 재개발지역이 되어 터전을 잃게 된 등장인물들과, 그로 인해 오히려 돈을 버는 등장인물들이 있다. 그들의 모습은 질서 있고 평화로운 사회규범과는 동떨어져 있다. 또한, 법이 있음에도 법을 지키지 않기도 한다. 이런 범죄와 일탈은 어떻게 발생하게 되는 걸까? 사회학적 범죄이론 중 하나인 사회해체이론을 토대로 이해해보려 한다.



사회해체이론은, 기존 주거지역이 상업 지역화되는 ‘전이 지역’에 주목한다. 이 전이 지역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은 경제 수준이 좋지 않으며, 자라나는 환경도 좋지 않다. 이런 전이 지역에서는 일탈 행위나 범죄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사회해체이론은 그 이유를 비정상적인 사회환경적 조건 속에서 사회통제 수단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나오는 꼽추와 앉은뱅이는, 자신들의 입주권을 헐값에 사서 비싼 값에 되팔아 돈을 번 사나이에게 절도, 폭행, 방화를 저지른다. 꼽추와 앉은뱅이가 범죄를 저지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행동에 거리낌이 없기 때문이었을까? 꼽추는 방화를 저지른 앉은뱅이를 보고 무섭다고 얘기한다. 앉은뱅이도 흔쾌히 한 행동은 아니었다. 돈을 가져가면서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일을 저지르고 울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 마음이 어떻든 그들의 행동은 범죄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들을 탓하지 않고 감옥에 가지도 않는다. 사실상 그들의 행동을 통제하는 수단은 양심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생존의 위험 속에서 사는 사람이 양심에 얼마나 큰 가치를 둘 수 있을까? 그들 주변 역시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 뿐이니 그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서 통제는 큰 의미가 없어졌을 것이다. 통제 수단이 무너진 것이다.



누군가에게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그래도 범죄는 나쁜 것이니 그들은 나쁜 사람이라고 판단할 것이고, 누군가는 처지를 이해해야 한다고 할 것이다. 옳은 주장도 틀린 주장도 없다. 다만, 그들이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 일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생존의 기대를 하기 힘든 상황이었음을 판단 과정에서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 생존의 끝자락에 몰리지 않았다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가능성을 생각해보고, 그런 상황까지 몰리게 된 원인은 무엇일지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마냥 처지를 이해해서 동정론을 펴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비슷한 상황에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의견을 말할 때 절대적인 답이 있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범죄와 일탈을 저지르는 것은 전이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뿐만은 아니다. 난장이가 죽고 나서 난장이의 가족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은강으로 간다. 1970년대는 전체적으로 사회격동기이다. 이때 은강의 노동 환경을 보면, 사회통제수단은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은강의 노동자들은 노동법을 지키지 않은 은강에게 대항하지 못한 채 고통을 오롯이 감내하고 살아간다. 강자가 사회규범, 법을 어겨도 사회는 이를 통제하지 않는다. 사회의 전체적인 통제수단이 결여되어 있다는 뜻이다. 이에 난장이 가족의 장남인 영수는 은강의 경영자를 살해하기에 이른다. 이전에 영수는 관리자에게 불합리한 점과 법에 어긋나는 사안에 관해 이야기했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 또한 은강의 노동조합은 사용자와의 회의에서 개선해야 할 사항, 문제점들을 이야기하였으나 이 역시 무시당하고 만다.

사회통제 수단이 결여되었다는 것은 약자가 기댈 합리적 수단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규범으로는 자신의 안위를 유지할 수 없다’고 인지하고, 결국 범죄까지 나아가게 된 것이다. 우리는 사회통제 수단이 존재하는지, 무너졌는지를 파악할 필요도 있지만, 그 통제가 모두에게 공정하게 적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비판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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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6. 독서



거인의 땅에서, 우리 – 이금이

친구모임에서 여행을 가게된 숙희는 딸 다인이를 함께 데리고 몽골로 간다.

처음에는 딸 다인이의 시점에서 여행이 전개된다.
다인이는 감성적이고 까칠하고 퉁명스럽고 섬세하다.
다인이는 오빠만 챙기는 듯한 엄마 모습에 심통을 부리기도하고,
엄마가 주는 부담에 힘들어하는 오빠를 안쓰러워하기도한다.
그러다 엄마가 자신을 조금이나마 챙겨주면 금세 풀어지기도한다.

엄마 숙희는 자신의 인생을 자식에게 바쳤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식들이 그만큼 기대에 부응하여 잘되기를 바란다.
그게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지는 모르는 채,
자신이 헌신한 것만을 생각한다.
그리고 그 모든게 자식을 걱정하기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인이와 숙희는 서로 모르는 면이 많다는 걸 여행하면서 깨닫는다.
그리고 여행이 끝날때까지도 서로 모르는 감정과 생각들이 있다.

여러모로 소통이 부족한 모녀 사이를 보여주는 책이다.
하지만 그 소통을 열어줄 매개체로 여행이 등장한다.

여행은 모든 사람마다 제각각의 이유가 있다.
소통의 매개체로서의 여행도 한번쯤 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인의 땅에서, 우리

이금이 (지은이) 지음
밤티 펴냄

읽었어요
2023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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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 독서



아픔이 길이 되려면 _ 김승섭

모든 죽음과 모든 상처가 과연 개인만의 문제일까?

질병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필자의 책.
필자는 사회가 막을 수 있는 질병과 죽음이 있다고 말한다.
개인에 국한된 질병 인자에만 주목해서는 알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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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불공정, 사회적 불안 등은 사람에게 병에 취약해지는 요인이 된다.
병원에서 항상 말하는, ‘스트레스’에 의한 병이 사회적 책임 부분인건 아닐지 생각해본다.

개인만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눈을 넓혀
질병을, 죽음을 바라볼 수 있는 책.
그 속에서 나의 책임은 어떠한지도 고민해보아야할 것이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

김승섭 지음
동아시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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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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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 독서



누구도 울지 않는 밤 _ 김이설

각 단편소설의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상실을 겪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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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주인공들은 덤덤하게 받아들이며 내일을 살아갈 것이다.
다만, 제목처럼 누구도 울지 않으며 오늘을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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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아무도 울지 않은 밤이었다.’는 문장이 나온다.
모든 주인공들이 울 수 있는 밤을 언젠가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누구도 울지 않는 밤

김이설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읽었어요
2023년 10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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