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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은 어떻게 삶의 힘이 되는가 (분노, 슬픔, 두려움, 기쁨, 수치심을 나를 위해 사용하는 법)의 표지 이미지

느낌은 어떻게 삶의 힘이 되는가

비비안 디트마 지음
한국NVC출판사 펴냄

책 서문이 쓰여진 날짜를 보니 2007년 10월이다. 최근에 나온 책인 줄 알았더니 무려 16년 전에 나온 책이었네. 좋은 책은 시대도 유행도 타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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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생물학적 프로그램과는 달리 사회적인 힘에 따라 발생하는 순수한 느낌을 분노, 슬픔, 두려움, 기쁨, 수치심 다섯 가지로 정의하고, 각각의 느낌이 가진 힘과 그림자를 동시에 조명한다. 흔히 우리가 부정적이라고 인지하는 느낌마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충분히 가치있고 반드시 필요한 감정이라고 말한다.
특히 슬픔이 필요한 때를 정의한 것이 인상 깊었다. 우리가 삶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슬플 때 충분히 슬퍼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 평소 생각이었는데, 나의 이런 막연한 생각을 체계적이고 심도 있게 정리해 준 것 같아 반가웠다. “건강한 슬픔을 느끼는 사람은 따뜻한 가슴과 지혜, 깊은 사랑의 능력으로 주변의 인정을 받는다. 그의 곁에서 우리는 마음껏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다. 그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단단한 슬픔의 힘을 지닌 사람은 바꿀 수 없는 삶의 많은 부분를 받아들인다. (p.49)" 이런 건강한 슬픔을 가진 사람이 되자고 다시금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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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에 대한 해석 역시 나의 가치관과 일맥상통한다. “기쁨은 감사다. 감사하는 사람은 세상을 비추는 빛처럼, 넘치는 카리스마로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지닌다. 사람들은 감사하는 사람이 발하는 빛에 마법처럼 끌린다. 건강한 기쁨의 힘을 지닌 사람은 엉뚱한 곳에 한눈팔지 않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고 알아본다.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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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책은 감정이 이끌어내는 힘과 그것이 드리우는 그림자를 함께 조명한다. 감정 자체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진 영향력을 어떻게 현명하게 적재적소에 활용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 것은 기쁨 자체가 아니다. 기쁨 뒤에 무엇이 있는가, 기쁨이 어디를 향하는가가 그것을 결정한다.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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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 역시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느낌이다. 분노는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준다. 분노는 낡은 것을 파괴해 새로운 것이 태어나게 하는 능력이다.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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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느낌이 일어난다. 또 우리가 선택한 해석은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입장과 태도를 취할지 결정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일으키는 느낌은 우리가 그 느낌에 따라 행동하도록 돕고 그럼으로써 우리가 선택한 입장을 지지해 준다. 우리가 행동하도록 돕고 우리가 선택한 입장을 지지해 주는 것, 이것이 느낌이 지닌 본래 목적이다.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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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건강한 분노의 힘을 가진 사람을 중요하게 여긴다. 건강한 분노의 힘을 지닌 사람은 언행이 일치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일을 새로 시작하거나 불공정을 척결할 때 함께할 수 있는 믿음직한 동맹자다.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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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려움은 나의 경계와 관련이 있다. 두려움은 내가 알고 있는 영역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p.58) 두려움의 힘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의 문턱을 넘어 우리를 데려간다.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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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벌어진 실제 상황에 필요한 정도를 넘어 과도한 느낌을 일으키는 것이 절대신념이다. 실제 벌어진 사건은 이제 그것이 갖는 원래 의미, 즉 애당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중립적 의미를 잃고 만다. 절대신념을 가질 때 우리는 사건에 새롭고 극적인 의미를 추가한다. (p.153) 이때 나는 나의 관점과 그로부터 비롯한 모든 희망사항이 세상의 수많은 관점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는 다. 내가 잘못된 일로 여기는 일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아에 닫아버린다. 이 가능성을 닫아걸기 때문에 잘못된 일로 여기는 일과 맞닥뜨릴 때마다 분개와 절망, 무력감이 더욱 커진다.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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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낌은 신체 시스템이 무의식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자극이 아니다. 느낌이 일어났다는 것은 어떤 일에 의식적으로 주의를 보내야 함을 의미한다.
느낌의 존재 목적은 상황에 대처하도록 돕는 것이므로 우리는 느낌을 지각할 필요가 있다. (p.176)
사람들은 많은 경우에 '생각'과 '말'이라는 형태로 감각에 주의를 기울인다. 이것은 감각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관찰하는' 것이다. 우리는 느끼는 것과 관찰하는 것을 자주 혼동한다. 사람들은 감각에 주의를 보낼 때 거기에 생각과 말이 개입하는 것을 알아 채지 못한다. (p.178)
2023년 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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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남기는 독후감
장강명 작가의 산문은 읽어봤지만 소설은 처음이다.
일단 형사물이라서 시작했는데 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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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가해자의 개똥철학과
주인공 시점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타나는데...
그 철학 챕터가 범인의 서사를 보강해주는 건 알겠다만
너무 짧은 주기로 자주 나오니
오히려 집중력이 끊기는 거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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