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의 경우 2024년 8월 기준, 일반 예금의 지급준비율은 7%다.
이론적으로는 실제 통화량보다 14배를 '뻥튀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기 예금이나 정기 적금은 지급준비율이 2%다. 즉, 내가 100만 원을 정기 적금에 넣으면 은행은 2만 원만 남기고 나머지 98만 원을 다른 사람에게 대출해줄 수 있다. 2024년 5월 기준, 대한민국의 본원통화는 약 270조 원이다. 광의통화(M2)는 약 4,014조 원으로, 이는 본원통화의 약 15배다. 이를 '통화승수 15'라고 부른다. 광의유동성(L)은 약 6,926조 원으로, 본원통화의 약 25배다. 이를 '통화승수 25'라고 한다. 은행은 고객이 맡긴 돈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다. 그리고 그 이자 중 일부를 고객에게 지급한다. 은행은 대출 고객에게는 높은 이자를 받고, 예금 고객에게는 낮은 이자를 주면서 그 차이로 수익을 낸다. 이것을 '예대마진'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시스템에는 취약점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은행에 가서 돈을 인출하려고 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은행에는 지급준비율만큼의 현금만 남아 있기 때문에 모든 고객에게 돈을 줄 수 없다.
이 상황을 '뱅크런(Bank Run)'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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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준비제도 경제 시스템에서 뱅크런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아니,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뱅크런이 발생하면 사람들이 돈을 잃는다. 이 말은 단순히 경제적 손실을 의미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그 돈이 아픈 가족의 치료비일 수 있다.
인출하지 못하면 가족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그 돈이 평생을 바쳐 모은 돈일 수 있다. 습진이 생길 정도로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며 모은 돈, 허리 디스크가 내려앉을 정도로 벽돌을 나르며 모은 돈, 사람들이 꺼리는 쓰레기를 치우며 평생 성실히 일해 모은 돈, 자녀의 미래를 위해 소중한 시간을 희생하며 모은 돈일 수 있다. 은행이 파산하고 이들이 그 돈을 잃게 된다면, 그들의 희생과 시간은 누가 보상해주는가? 이들은 무엇을 위해 평생을 바쳐 돈을 모은 것인가? 돈은 그저 숫자가 아니다.
돈에는 누군가의 시간, 노동, 희생, 그리고 소중한 삶의 흔적이 담겨 있다. 뱅크런이 일어났을 때, 그 가치와 노력은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는가? 우리가 경제 시스템을 고민할 때, 이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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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시 나카모토 저자(글) / 필레몬 , 바우키스 해설 지음
필레우시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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