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가 칼 한 자루만 사용하지 않듯이, 여행가가 한 종류 지도만고집하지 않듯이, 저도 한 가지 힘에만 의지해 세상을 살지는 않습니다. 예금 통장이 몇 개 있고, 도움이 되는 전화번호도 두세 개 있습니다. 지치면 맥주를 마시고, 머리가 복잡하면 산책을 합니다. 하지만 제가 늘 곁에 두고 애용하는 무기는 따로 있는데, 그것은 문학입니다.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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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평가는 좋은 평가와 일대일로 상쇄되지 않는다. 우리는 그렇게 생겨먹었다. 인간이 그렇게 진화했다. 내게 우호적인 사람들보다 나를 공격하려는 사람들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안전에 훨씬 더 중요하니까. 그래서 인간은 부정 신호를 긍정 신호보다 더 크게 받아들이며, 비판을 극복하는 데에는 대략 그 네 배의 칭찬이 필요하다고 한다.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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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답을 알면서 계속 매달리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뭘 어떻게 하면 인생이 시원하게 잘 풀릴까’라든가 ‘확 달라진 삶을 살 순 없을까’라든가. 답은 ‘내가 하기 나름’이라는 거죠.p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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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작가님을 지지한다. 작가님이 하는 말을 계속 들을 거다.
<채널예스>에서 도저히 이해가 안되고, 믿기지 않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역시나 드러내야 조금이나마 바뀔 수 있다.
책표지에 대한 작가님의 궁금증에 혼자 대답해보자면, 예쁜 것과 새 것을 좋아해서가 아닐까? 재생지를 사용하면 잘 구겨지고, 흔적이 남으면 되팔때 제 값을 못 받으니까?정도. 나도 심하게 고급지다고 생각한다. 책날개와 띠지와 코팅지는 없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장강명 지음
유유히 펴냄
읽었어요
2
스테디셀러 그림책은 얼마나 위대한 힘을 지닌 걸까. 구리와 구라는 변함없는 모습으로, 몇 세대에 걸쳐 그림책을 읽는 아이들을 길러내는 것이다. p71
나는.
나는 얼마나 형편없는 직장을 다니고 있는 걸까. 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이 짓을 정년퇴직할 때까지 계속해야 하는 건가. 납득이 안 가는 환경에서, 설레는 마음도 없이. p118
“그런데, 난 이렇게 생각해. 엄마도 힘들었겠지만, 나 역시 태어날 때 상당한 고통을 견뎌내며 있는 힘을 다하지 않았을까, 하고. 열 달 동안 엄마 뱃속에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사람의 모습으로 성장하고, 전혀 다른 환경의 세상 밖으로 뛰쳐나온 거잖아. 세상 밖 공기를 접했을 때 분명 화들짝 놀랐겠지. 뭐야 여긴, 하고.기억은 안 나지만 말이야. 그래서 기쁨이라든지 행복을 느낄 때마다, ‘아아, 열심히 노력해서 태어난 보람이 있네‘라며 되새기곤 해.“ p174
그러나 집에서는 좀처럼 책 읽기에 집중하기가 힘들다는 것 또한 육아를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사실 중 하나였다. 모처럼 빌린 <달의 문>은 주말을 넘긴 월요일 오늘, 출근길 전철 안에서 단 몇 페이지밖에 읽지 못했다. p179
밀라에서 자료팀으로 ’강제로‘ 이동했다. 집안일도 육아도 ’강제로‘하는 중이다. 내가 중심이라는 생각 때문에 이런 피해 의식을 가지는 걸 수도 있다. 왜 다들 내게 좋은 쪽으로는 움직여주지 않는 걸까, 하고.
나는 그 파란 뭉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지구는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아침과 밤이 지구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찾아가는‘ 것이다. p203-204
“예를 들어, 열두 개들이 허니돔을 열 개 먹었다고 칩시다.”
“예?”
“그러면 상자 안에 있는 두 개는 ’나머지‘인가요?”
“…….” p320
사와 씨는 좋은 시를 만나면, 시 전체든 마음에 든 일부든 노트 같은 곳에 옮겨 적기를 권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면 제 손으로 직접 만든 앤솔러지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p324-325
“그런 소리 마. 다들 아는 체하면서 그런 얘길 하니까 그런 분위기로 흘러가는 거라고.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언제나 있어. 누군가에게 소중한 한 권이 될 책과의 만남이 책방에 있는 거거든.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세상에서 책방이 사라지게 놔두지 않을 거야.“ p359-360
“하지만 저는 무언갈 알고 있지도,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에요. 모두들 제가 드린 부록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죠. 책도 그래요. 만든 이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부분에서 그곳에 적힌 몇 마디 말을, 읽은 사람이 자기 자신과 연결 지어 그 사람만의 무언갈 얻어내는 거예요.” p368
도서실에 있어요
아오야마 미치코 (지은이), 박우주 (옮긴이) 지음
달로와 펴냄
읽었어요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