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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지 않는 꿈도 괜찮아
김선현 지음
베가북스 펴냄
읽었어요
자신을 돌아보는 건 좋지만 지나친 자기비판은 삼가는 것이 좋아요. 자신을 과소평가하게 되거나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죠. '객관화한 자신을 조망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하답니다. 과도한 자기비판은 '자기 태만'의 한 형태로도 발전할 수 있어요. 자신을 비판함으로써 건강하지 못한 행동을 이어가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찾는 거죠. 이럴 때는 자신과 대화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어요.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하는 거죠. 그리고 쓰다듬어주세요. 내가, 나를요. (p.235)
김선현 작가의 전작, '그림의 힘'을 읽고 나는 “그림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소곤소곤 들려주며, 오늘 하루도 잘 살아내느라 애썼다고 등을 토닥여주는 책.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반 고흐'나 '클로드 모네', 혹은 '프레더릭 레이턴'이 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냈냐고 말을 걸어오는 책.”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네 번째 만난 그녀의 책, 『날지 않는 꿈도 괜찮아』. 사실 이 책은 제목부터 나를 울렸다. 늘 마음속에 품은 꿈이 있었지만, 포기하고 살다 보니 퇴화하여버렸는데, 날지 않아도 괜찮다니. 그 한마디에 날개가 있던 마음이 간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날지 않는 꿈도 괜찮아』는 다소 특별한 '그림'책이다. 그녀의 전작들처럼 그림과 함께 토닥임을 기록해두셨는데, 이번에는 '나'를 들여다보게 돕는다. 내가 왜 아픈지, 나의 트라우마가 무엇인지 바라보게 하고, 힘들 때는 바닥을 보고 걸어도 된다고 말해준다. 그리고 여러 그림들을 통해 억지로 힘내지 않아도 된다고, 사춘기가 길어도 된다고, 슬픔을 간직해도 된다고 등을 토닥여주신다. 특유의 다정함과 그 속에 숨은 힘으로 괜찮다고 말해준다. 그래서 그림을 모르는 사람도 그림에서 위로를 얻게 된다. 그림이 거는 위로의 말을 듣게 된다.
그러나 『날지 않는 꿈도 괜찮아』의 특별한 점은 그게 다가 아니다. MBTI로 그림을 읽어준다. 혹자는 그림에까지 MBTI를 갖다 붙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다른'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조금 더 자신의 성향에 맞는 그림을 보며 조금 더 '가까워진' 위로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 나에게 맞는 브랜드처럼- 나에게 맞는 그림 하나쯤 있으면 좋지 않는가.
『날지 않는 꿈도 괜찮아』 속에서도 나는 ENFJ로 정의롭고 배려심이 많은 편이며 자신만의 '시선'을 가진 유형이라고 한다. 타인에게는 너그러우나 스스로에게는 그렇지 못해 자신을 힘겹게 하는 타입이라는 이야기에 또 한 번 고개를 끄덕였다. 나같은 유형에게 작가님이 추천하신 그림은 '비토리오 마테오 코르코스'의 “꿈”이라는 작품과 빌헬름 함메르쇠이의 “스트란가데 거리의 햇빛이 바닥에 비치는 방”이라는 작품.
“꿈”이라는 작품을 바라보며 문득 무표정이지만 강인함이 느껴졌고, 쌓아놓은 책을 보며 조금 더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 “스트란가데 거리의 햇빛이 바닥에 비치는 방”을 바라보면서는 자신을 어두운 방에 가두었지만, 햇빛은 결국 들어온다는 생각이 들며, 작가님이 이 그림을 추천한 이유가 이것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스스로에게도 더 관대해도 된다고, 더 따뜻해도 된다고 말이다. '그래, 나도 나를 쓰다듬어줘야지' 하고 느낄 수 있었으니, 『날지 않는 꿈도 괜찮아』는 나에게 넘치는 역할을 해준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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