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선형적이지 않고 원과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우로보로스와 같은 형상이다. 나의 과거가 너의 미래고, 너의 현재가 나의 미래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세계와 각자의 시간 속에서, 고유한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고 하지만, 사실 사랑의 숙주인 우리는, 사랑이 그려놓은 원을 끊임없이 겪고 돌고 있는 형국인 것은 아닐까. 모든 이가 한 원을 돌며, 모든 레이어가 결국 하나의 원만을 그려낸다면…
멋지고 못나고, 돈 많고 적고. 그 모든 것을 떠나서 우리의 근본이 사랑의 숙주였음을 깨달을 때, 우리 모두가 동일 선상에 서 있음을 눈치챌 때, 비로소 무한 타자를 향한 신적 사랑을 짐작케 된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