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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샤인의 완벽한 죽음
범유진 (지은이) 지음
안전가옥 펴냄
“누가 선샤인을 죽였는가” 라는 whodunit으로 볼 수 있지만, 읽어보면 범인은 중요하지 않다
이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 자리한 “제도”들과 그 제도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조명한다. 학교 내 계급을 나누고 높은 계급에서 올라가려, 내려가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아이들. 학생의 실력보다 가족의 자본이 더 우선이 되어 그 계급을 좌우한다. 나뉘어진 계급을 당연스레 여기며 밑의 계급을 낮추어 보고, 공공연하게 학교폭력도 일어나는 행태가 변질된 무아교에선 일어나고 있다. 이런 일들이 무아교에만 일어나는 일일까? 조금 과장된 형태지만, 이런 일은 현실 속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옳지 않은 계급주의가 천천히 우리들의 머릿속을 잠식하고 있다. 우리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소설 속에서 또 하나 중요한 키워드는 “진실“이다. 사람들은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그것보다 더 큰 사건으로, 더 자극적으로 조작된 이야기들로 잊어버린다. 판도라를 상자를 연 여자로만 기억하듯이, 사람들은 누군가가 조작한 형태로 죽은 선샤인을 기억한다. 그들에게 선샤인의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껍데기이자, 포장지, 물고뜯을 가십거리일 뿐이다.
이는 결말까지 이어지며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단단히 한다. 4년의 시간이 흐른 뒤, 선장은 그 사건의 전말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그게 뭐 중요한가”라는 말로 통칭한다. 여기서 한 번 자문해본다. 사과의 속은 무슨 색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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