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yeon Park님의 프로필 이미지

Jiyeon Park

@jiyeonpark

+ 팔로우
부지런한 사랑 (몸과 마음을 탐구하는 이슬아 글방 | 이슬아 에세이)의 표지 이미지

부지런한 사랑

이슬아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읽었어요
p.6-7 그러자 우리의 마음이 바빠졌다. 주어를 늘려나갔을 뿐인데. 나에게서 남으로 시선을 옮겼을 뿐인데. 그가 있던 자리에 가봤을 뿐인데. 안 들리던 말들이 들리고 안 보이던 것들이 보였다. 슬프지 않았던 것들이 슬퍼지고 기쁘지 않았던 것이 기뻐졌다. 하루가 두 번씩 흐르는 것 같았다. 겪으면서 한 번, 해석하면서 한 번. 글을 쓰고 누우면 평소보다 조금 더 나이가 든 채로 잠드는 듯했다.

p.7 글쓰기는 게으르고 이기적인 우리를 결코 가만히 두지 않았다. 다른 이의 눈으로도 세상을 보자고, 스스로에게 갇히지 말자고 글쓰기는 설득했다. 내 속에 나만 너무도 많지는 않도록. 내 속에 당신 쉴 곳도 있도록. 여러 편의 글을 쓰는 사이 우리에게는 체력이 붙었다.

p.16 그가 쓴 글 덕분에 나는 이야기의 속성을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이야기란 우리를 몇 번이고 다시 살게 할 수 있었다. 다른 세계에서 새로운 사람이 되어볼 수도 있고, 현실에서는 엄두도 안 날 스릴을 잠깐 체험해볼 수도 있고, 가짜로 비극을 겪으며 마음의 근육을 키울 수도 있었다. 그사이에 자기도 모르게 더 강해지기도 했다.

p.24 스물아홉 살인 지금은 더이상 재능에 관해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된 지 오래다. 꾸준함 없는 재능이 어떻게 힘을 잃는지, 재능 없는 꾸준함이 의외로 얼마나 막강한지 알게 되어서다.

p.25 너는 커서 네가 될 거야. 아마도 최대한의 너일 거야.

p.47 10대들 앞에 글쓰기 교사로 서는 건 마음놓아도 되는 어른이 되는 연습 같다. 아이들이 비밀과 죄책감을 쌓으며 어른이 되어갈 때 정서적으로 비빌 언덕 중 하나일 수 있도록 말이다.

p.79 자기 모습이 어떻게 보이든 별 관심없던 시절은 그렇게 막을 내린다. 아이는 이제 자의식의 축복과 저주 속에서 한층 더 복잡한 삶을 살아갈 것이다. 내 눈에 비친 내 모습과 남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을 신경쓰며, 내가 바라는 나와 실제 나 사이의 괴리를 수없이 느끼며 자라날 것이다. 누구도 그 변화를 늦추거나 멈출 수 없다.

p.90 낭독을 하고 나면 종종 내가 좋아진다.

p.104 너의 사랑스러운 빈틈이 나는 좋아.

p.128 너의 글은 늘 얼마나 꼼꼼하고 알찬지! 그러니 스스로에게 훨씬 더 관대해지면 좋을 것 같아. 야무지고 부지런한 자신에 대해서 말이야. 사느라 수고가 많아. 혹시나 힘에 부치면 언제든 덜 열심히 살아도 된다는 걸 기억해줘.

p.143 외면하는 능력은 자동으로 길러지는 반면, 직면하는 능력은 애를 써서 훈련해야 얻어지기도 한다. 무엇을 보지 않을 것인가. 무엇을 볼 것인가.

p.169 새로운 일이 시작될 때마다 나는 자연스레 윤이를 떠올린다. 윤이야, 너는 다 알고 있었니. 무엇을 더 알고 있니. 이다음은 무엇이니. 이젠 보이지 않는 윤이의 뒷모습을 나는 아직도 바쁘게 쫓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p.171 구체적으로 고유해졌다.

p.229 좋은 글은 장면을 선물한다고.
2023년 4월 9일
0

Jiyeon Park님의 다른 게시물

Jiyeon Park님의 프로필 이미지

Jiyeon Park

@jiyeonpark

  • Jiyeon Park님의 명왕성은 왜 게시물 이미지

명왕성은 왜

김연경 지음
강 펴냄

읽었어요
15시간 전
0
Jiyeon Park님의 프로필 이미지

Jiyeon Park

@jiyeonpark

  • Jiyeon Park님의 다시 그리는 한국프로야구사 게시물 이미지

다시 그리는 한국프로야구사

박성환 지음
이후진프레스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0
Jiyeon Park님의 프로필 이미지

Jiyeon Park

@jiyeonpark

  • Jiyeon Park님의 타인의 집 게시물 이미지

타인의 집

손원평 (지은이) 지음
창비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0

Jiyeon Park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