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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지음
에코리브르 펴냄

침묵의 봄

이 책을 처음 알게되었던 건 우리오빠의 덕. 오빠랑 나와의 책 취향은 정반대라 서로가 서로의 책장을 보며 놀라는 재미가 있다. 이런걸 읽어? 이건 도대체 무슨 책이야?
오빠한테 책 한권을 선물한적이 있다. 책을 자주 사다보면 마일리지도 제법 건장하다. 주로 알라딘에 쌓인다만 향토서점도 좋아하는편이었기에 그쪽의 마일리지는 내가 해결하기엔 애매한 크기였다. 오빠는 이 책을 사다달라고 했다.

이름은 정말 끝내주는군.

환경을 주제로 한 이버달 독서모임의 지정도서. 1960년대의 이야기이니 지금 시대로서 읽게되면 당연한 이야기를 왜 이렇게 장황히 풀어놓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 시대때는 그렇지 않았음을 우리는 알아야하겠지. 한 사람의 힘은 기업이나 정부에 비해 아무런 힘도 의미도 없다고 하지만 이 책이 보여준다. 한 사람의 힘은 생각보다 약하지 않다는 것을.
이렇게 말하면서도 나는 과연 한 사람인 나의 힘을 믿고있나.

책을 읽고 나니 침묵의 봄 이후의 지금의 상태가 궁금해졌다. 농약과 화학비료는 여전히 우리의 생활에 고스란히 놓여있다. 이 책또한 농약을 없애야한다는 소리는 아니었으니 뭐. 지금은 인간과 동물, 생태계를 파괴할 정도로 고약하지 않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태계 파괴는 어쩔 수 없는듯하다. 이 책에선 DDT의 단점만 보여주지만 DDT로 인한 장점 또한 정말 커서 나쁘다!라고만 할 순 없더라고. 그 반대되는 이면의 모습도 책을 읽고 궁금한 점을 채우는 재미였다.

나는 환경과 적절한 거리를 두고 있다. 환경문제라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리고 그 문제를 꺼내는 사람의 입을 막아버리고 싶다. 하고싶으면 너나해. 나한테 말하지 말고.
하지만 나는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분리수거를 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 모르는 것은 찾아보며 구분을 짓는다. 가끔 기분이 내킬때면 내가 버린 쓰레기가 아님에도 줍기도 하고 전자기기 전원버튼을 끄기도 하며,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키기도 하지.
환경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것도 나쁘진않다만 소소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그것도 환경운동가라고 나는 생각한다. 극단적인건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내가 생각하기에 자연은 극단적이지 않다. 극단적인건 인간뿐이야.

책을 읽고나니 환경이라는 아이가 조금더 가까워졌다. 그만큼 조금더 불편한 삶을 살게 되겠지. 지금 내 행동에 대해 미묘한 검열이 하나 더 늘어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뭐.
못살정도로 불편한건 아니니깐.
2023년 2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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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중요한 단어들이 몇 개 있다. 그 단어 중 두가지가 책의 제목으로 들어가 있으니 읽고싶은책 리스트에 들어가는것은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읽는건 또 다른 문제였다. 책을 좋아하거나 많이 읽는 사람들은 에세이라는 장르에 대해 회의감을 갖고 있다. 정말 잘 쓰던가, 정말 잘 알려주던가, 정말 진부하지 않던가 특히 여행에세이의 경우는 그보다 더한 요구를 지니게 된다. 그래서인지 읽고는 싶으나 읽고 싶지 않은 모호한 기분으로 오래 간직하고 있었다.

세계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혹시 관심있으신분들을 위해..링크를 첨부..)
https://m.blog.naver.com/fivtjwldnjs/223594124220


운영하고 있는 독서모임이 있는데 기약없는 기간의 여행인지라 어쩔수없이 잠정 운영을 중단하며 마지막책을 선정하는데 있어 나조차 결국은 진부하게 여행과 책을 찾게 되었다.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여행을하며 적은 수기. 하지만 책보다 요리쪽에 좀더 중점이 가있기는 했다. 여행에 있어 음식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재밌게 읽을 부분이 많다.

하지만 나는 여행에 있어 음식을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 사람. 뒷부분으로 갈수록 음식얘기가 많아져 나는 그부분에 아쉬움을 느꼈지만 앞부분의 아프리카까지의 수기들은 입에 딱 달라붙는 맛으로 읽혔다.
특히, 이미 지구에서 가보지 않은곳을 찾을 수 없는 탐험의 시대가 끝난 시대에 내가 과연 세계여행을 한다고 한들 무슨의미가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보드랍게 안아주는 글이었다. 오랜만에 괜찮은 여행에세이를 읽는 기분. 한국 특유의 신파적인 여행에세이가 아니라서 좋았다. 이건 외국인의 여행에세이여서 그런가?


한편, 세계여행을 가게되며 나는 책에 대한 고민을 아직도 놓지 못하고 있다. 종이책을 포기못하는 고루한 면모를 지키고 있는 나는 몇권의 종이책을 가져갈 것인가에 푹 빠져지내고 있는데, 궁금합니다.
당신이 세계여행을 간다면 챙기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읽고 또 읽어도 좋을 책. 그게 과연 무엇일까요.

여행과 독서

잔홍즈 지음
시그마북스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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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이 책만은 왜좋지?기분좋은 의아함과 함께 읽었다. 나는 우선 질문하는 자에게 후하고 그 질문이 세속에서 벗어나 철학과 사색으로 점철되우 있으면 더더욱 후한 마음을 갖게된다. 쓰쿠루가 성장해 가는 모습, 받아들이는 모습! 받아들인다는 건 이리 쉽게 쓰이는 것과 달리 무자비한 에너지이기에. 그 모습을 끝까지 함께 읽어 좋았다.

그리고 하루키소설은 그저그래도 이사람의 글솜씨야.. 이 사람이 감정을 묘사할땐 내 속을 강제로 파헤친게 아닐까 싶을정도. 하루키 특유의 몽환적이고 세계를 뛰어넘는 틀이 어려우시다면 요책으로 시도해보셔요~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민음사 펴냄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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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이랬어?
엄마도 날 이렇게 사랑했어?

어릴적에 엄마가 보송보송해지라도 온몸 곳곳 톡톡 쳐주던 베이비파우더. 책에사 보자마자 나도 생각났어. 통도 기억나. 어두운 인디핑크색 테두리에 흰바탕. 냄새도 감촉도 선명해. 엄마한테 달려갔지. 기억나냐구. 엄마도 기억한데. 나는 이상한 떼를 써봐. 성인도 사용해도 되나? 어른은 땀띠가 안나니깐 쓸필요가 없다고 하지. 아 어른. 나는 어른이 되어버렸구나. 하지만 떼쓰는거라고 했잖아. 떼를 쓴다는건 억지를 부리겠다는거야. 쓰고싶어. 사용하고싶어. 그때 그 느낌을 다시 느끼고싶어! 엄마는 그냥 웃고말지.

사랑해 엄마
너무너무 고마워

엄마와 연애할 때

임경선 지음
마음산책 펴냄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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