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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번역을 하는 은아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아직은 봄이 완연하지 않아 쌀쌀한 3월. 그녀는 긴 역자 후기를 남긴다. 그 이야기가 지극히 현실적이라 소설이라는 걸 망각하게 된다.
아픈 시아버지를 돌보는 은아와 세진. 두 사람은 ‘돌봄’이라는 이름 아래 일상을 잃고 점점 지쳐간다. ‘바닥에 흩어진 유리 조각을 치울 새도 없이 걸음마다 발을 베었(38쪽)’다는 말에서 공포와 무기력을 느꼈다.
평생 모르고 넘어갔다면 좋았을, 아니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일지도 모를 말들의 날카로움에 함께 베이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다. 그녀가 영옥씨와 그랬듯 우리 사이에 오간 말은 없다. 모든 것을 들어버린 입장에서 나는 가만히 눈을 감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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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님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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