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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이길보라 지음
창비 펴냄
읽었어요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게 자주 언어를 박탈당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영화로, 책으로 세상에 목소리를 낸다. 그런 작품들을 좋아했다. 작품을 읽고 그들의 세계에 공감하고 알아가는 게 좋았다.
하지만 이 책은 고통에 공감한다는 것이 착각일 수 있다고 말한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고통과 상실에만 집중할 때 나는 불편함을 느낀다.” 농인 부모의 청인 자녀로 자라온 ‘코다’인 저자의 말이다.
타인의 고통과 내 고통이 일치할 때의 느낌을 나는 모른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그 고통을 경험해본 사람 뿐이다. 자주 그 사실을 잊는다. 재일조선인과 다문화 가정 자녀의 삶에 공감하는 농인부모의 자녀. 그들의 세계는 넓고 나의 세계는 좁다. 시혜적인 태도로 안쓰러워 하는 것을 공감이라고 착각했던 나의 세계는 고작 보자기만하다. 그들이 아는 것을 나는 모른다.
나는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여왔지? 틀린 게 아니라 다를 뿐이라는 교과서적인 말은 조금 부끄럽다. 다름을 다름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일은 어렵다. 편견을 학습하며 자라왔기 때문이다. 다른 것이 당연히 상실과 고통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편견을 버려야한다. 다름으로 인해 넓어지는 세계가 있을 것이고 그 세계를 알기란 내게 무척 어려운 일이니 부던히 노력할 뿐이다. 이런 고마운 책들을 읽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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