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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부러뜨리는 남자를 위한 협주곡
이사카 고타로 지음
현대문학 펴냄
만일 그때 소년에게 작은 칼을 돌려주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까? 나는 상상해보았다. 여자는 아직 살아 있고, 나는 형사의 차에 탈 필요가 없었을까?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 같기도 했다. 도쿄에서 오사카로 가야 하는 사람은 신칸센 열차 운행이 멈추어도, 비행기가 날지 않아도, 차가 고장 나도, 어떻게든 찾아간다. 경로나 수단이 바뀌더라도,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전쟁이나 사건, 사고, 질병은 어딘가에 끊임없이 존재합니다. 우는 부모들, 슬퍼하는 아이들, 세상에는 그런 사람들이 넘쳐 나지만 우리는 자기의 시간을, 자기의 인생을, 자기의 일을 똑바로 완수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자기 생각만 하면 된다거나, 남의 일은 알 바 아니라고 개의치 않는 것과는 또 다르지만요."
"야, 못난이. 그럼 어떻게 해야 돼?" 기지마 노리코가 상대를 존중하는 건지 모욕하는 건지 모를 태도로 묻자, 사토 와타루는 싫은 내색 하나 비치지 않고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어떻게 하면 될지 모르니 여러 문제를 고민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작곡가가 죽기 전에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답니다. '사람은 저마다 주어진 악보를 필사적으로 연주하는 것밖에 모르고, 그럴 수밖에 없다. 옆의 악보를 훔쳐볼 여유도 없다. 자기 악보를 연주하면서 남도 제대로 연주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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