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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안갑의 살인
이마무라 마사히로 (지은이), 김은모 (옮긴이) 지음
엘릭시르 펴냄
추리 소설계에 특수 설정 미스터리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미스터리에 판타지/SF요소를 추가하는 겁니다. 언뜻 생각하기엔 그게 무슨 추리 소설이냐 싶겠지만, 괜찮습니다. 이런 작품들은 대개 특수 설정에 엄격한 규칙을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연역 논리를 통해 진상을 추리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초능력이 나오던, 독자가 머리를 굴려서 범인을 지목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마무라 마사히로는 특수 설정 미스터리를 쓰는 작가입니다. 그런데 이 작가님은 특수 설정을 활용하는 방식이 다른 작가님들과 조금 다릅니다. 특수 설정이 나오지만, 특수 설정을 이용한 트릭은 잘 안 나옵니다. 핵심은 특수 설정 그 자체가 아닌거예요. 이는 시리즈의 방향성이기도 합니다. 특수 설정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로인해 영향 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싶다고 하셨거든요.
요약하자면 이런거예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사람들이 영향 받고, 그로인해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 작품에선 미래 예지 초능력이 그 특수한 상황이죠. 하지만 정작 사건 해결은 고전적인 방법으로 진행 되는거예요. 고전 추리물의 재미와 특수 요소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다 잡았습니다.
이 작품도 그렇습니다. 사실 트릭은 미래 예지라는 특수 능력과 큰 상관이 없습니다. 평범한 위장 공작이예요. 다만 미래를 예지 받았기 때문에 사건이 발생 했던거죠. 범인 입장에선 그 상황엔 그렇게 해야만 했습니다. 즉 특수 능력 그 자체는 중요치 않고, 그로인해 영향 받은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겁니다. 그게 참 재밌어요.
이 작품은 추리적인 면에선 상당히 쉬운 편입니다. 물증이 확실합니다. 물증에 해석 할 여지가 많은 것도 아닙니다. 어지간한 가설은 주인공들이 대화를 통해 소거해버립니다. 그래서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이야기에 익숙한 분은 금방 범인을 알 수 있을거예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빨리 다음 작품인 <흉인저의 살인>도 읽고 싶어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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