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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의 이상한 행복
안톤 숄츠 지음
문학수첩 펴냄
자신만의 확고한 생각과 사람들에 대한 선한 믿음을 유지하면서 나이들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적어도 그런 사람인 것 같다. 이상적인 삶의 태도와 사회에 대한 포부를 버리지 않고 나이가 든 것 같다.
타인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자신의 잘못은 깔끔하게 인정하고, 제도의 틀에 구속받지 않으며 하고 싶은 것을 주체적으로 하며 살아가라는 누구나 알지만 감히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책이다.
중고등학생 때 읽었다면 많이 감동받았을 것 같은데, 지금 이런 책을 읽으니 와닿는 듯 하면서도 와닿지 않는다.
지금 내개 중요한 건 생존이라서, 대인배같은 마음으로 공동체를 중시하고 사람들에게 애정을 가지며 지내는 건 사치같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몇 가지 생각한 것들이 있다.
- 이 책에선 자살을 자기 연민에 빠져 저지르는 현실 도피로 인식하고, 자살하는 이에 대한 동정심을 좋게 보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는 자살하는 이의 선택도 있는 그대로 존중받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가 자살을 좀 더 냉정하게 인식하지 않고, 다소 측은지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는 덴 동의한다. 나도 그런 감성적인 접근은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자살도 그 사람의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원해서 태어난 것이 아닌데, 삶이 무의미하고 힘겹다면 그런 삶을 강요받듯 사는 것도 폭력이 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 또 이 책에선 수능이나 공무원 시험 등 한국에서 대입, 취업에 성적 비중이 지나치게 큰 것을 비판적으로 본다. 개개인의 다양한 역량을 재단해야하고 필기시험보다 면접으로 그 사람 자체의 특성과 열정을 더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는 입시나 채용 절차에서 개개인의 다양성을 얼마나 진정성있게 판단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 예를 들어 공무원 준비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진정성이 더 클 수 있는데, 그런 사람이 상대적으로 관련된 과거 경험치를 덜 가지고 있다면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공무원 시험은 사람들의 과거를 묻지 않고 나이나 스펙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공무원들의 근태는 언젠가 뿌리뽑을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데 그래서 공직자들의 근무 시스템에 변화를 줄 필요는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 도대체 나는 앞으로 어떤 가치관과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 생각이 참 많은 요즘이다.
솔직히 요즘 확실히 느낀 것 중 하나는, 더 이상 사회를 따뜻한 곳일 거라 기대하지 말자는 것이다.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선 나는 더 긴장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선 좀 더 여유로운 자세, 온화한 마음씨, 경쟁보단 함께가는 마음 등을 중요히 여기는 듯 했다.
그래서 더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
좋은 내용이란 건 알지만, 전적으로 동의하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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