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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기록

에드워드 돌닉 지음
책과함께 펴냄


모든 변화에 왜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렸을까? 한 가지 이유는 새로운 도전은 대개 그것이 아주 당연하다고 생각되기까지는 인식조차 되지 못할 만큼 어렵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p.354) ⁣


친구들이 문제집을 풀 때, 나는 도서관을 깼다. 박경리 선생님, 조정래 선생님처럼 저명하신 분들의 책, 애거서 크리스티와 아서 코난도일 등의 쫄깃한 소설, 동양고전, 서양 고전까지. (잘한 일 같다. 그때 문제집을 풀었어도 내 삶이 훨 낫진 않았을 듯) 그 책들이 지금 독서 취향에도 영향을 주었는데, 우리 역사를 제대로 읽고 싶게 된 계기가 조정래 선생님이었다면 타국에 대한 호기심 시작은 크리스티앙 자크였다. ⁣

그 시절 '람세스'처럼 가슴이 뛰는 책을 만나게 되었으니, 바로 <신의 기록>이다. <책과 함께> 사의 책들은 늘 깊고 진지하여 정자세를 하고 읽는 편인데, 이번 책은 표지부터 탄성이 나왔다. 겉표지 안쪽에 숨어있는 로제타석 탁본을 바라보는 순간, 수천 년을 넘어 이집트의 어느 순간을 마주하는 느낌이랄까. 잊고 살던 '람세스' 속 이집트가 거짓말처럼 떠올랐다. ⁣

로제타석은 '형상화된 그림' 정도였던 고대 이집트의 그림문자를 열게 한 실마리라는 걸 막연히 알기는 했으나, 한 번도 제대로 된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는 걸 이 책을 읽고서야 깨달았다. 그리고 나의 첫 번째 '로제타석'이 이 책이라서 감사했다. 딱 이 한 권이면 로제타석에 대해, 고대 이집트의 문자에 대해 완전한 이해를 얻을 수 있다. 맞다. 이 책은 단순히 로제타석을 해독하는 과정을 담은 것이 아닌 이집트 전체를, 어쩌면 문자 문명에 관해 담은 책이다.⁣

이 책은 로제타석이 발견되고 마침내 세상이 읽어내는 과정을 여실히 담아내는데 로제타석이 세상에 얼굴을 드러낸 과정은 드라마틱하게, 해독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탄탄하게 짜인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생생히 표현한다. 그림문자의 실마리가 로제타석이라면, 이 책은 이집트 문명에 대한 모든 호기심을 여는 '물꼬'라고 할 수 있겠다. 다양하게 삽입된 사진과 그림, 문자는 이 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어 책을 읽는 내내 함께 탐험하고 해독을 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결국은 고대 이집트 자체를 궁금하게 만들고, 나아가 문화의 진화까지 생각해보게 하는 것. ⁣

두 학자의 해독에 접근하는 방식을 전개하는 방식도 책을 보다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나 역시 그들처럼 문자뿐 아니라 그 이면을 들여다보고자 노력했기 때문이다. 문자가 단순히 표현이 아닌 이념이라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으나, 이 책을 읽으며 또 한 번 깨달았다. 시작점조차 알 수 없는 성체자를 퍼즐처럼 촘촘히 이어가는 과정은 우리가 사용하는 문자 자체의 경이로움에 대해 생각해보게 했고, 우리가 당연하듯 사용하는 언어가 역사적, 언어적으로 지니는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기도 했다. ⁣

상형문자로 쓰인 내 이름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나를 낳고 모든 사랑과 기대를 가득히 담아 내 이름을 지었을 내 부모님의 마음, 내 이름을 부르고 아껴준 이들의 사랑, 내 이름에 스스로 가지는 책임감 등- 수많은 감정까지 담았다고 생각하니 내 이름의 의미는 실로 엄청나다. 아마 내 이름뿐 아니라 모두의 이름이, 모든 단어가 이런 의미와 깊이를 지녔다고 생각하니 문자의 힘이, 기록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생각해보게 된다. ⁣

이 책은 평생 당연하게 써온 내 이름까지 더 특별하게 생각되게 만들어준 책이다. 그저 쉽게 읽고 쓰며 생각조차 해본 적 없던 문자에 담긴 수많은 노력과 시간까지 담아, 내 이름을 더욱 특별히 바라보게 만드는 특별한 책이었다.⁣

2023년 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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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코를 땔 수 없게 만들었던 엄청난 그림책, 『이안의 멋진 집』!
『이안의 멋진 집』에 엄청나게 몰입했던 기억이 있기에, 후속작인 『이안의 특별한 모험』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아이와 나는 기대감에 하늘을 둥둥 떠다닐 정도였다. 엄청난 기대감 속에서 직접 만나본 『이안의 특별한 모험』소개를 해보고자 한다.

『이안의 특별한 모험』은 박봏영작가님의 글, 신아미 작가님의 일러스트로 만들어진 그림책으로, 무척이나 세밀한 일러스트와 아기자기 귀여운 스토리가 매력적이다. 만약 아이가 100층시리즐흘 좋아한다면, 이안 시리즈는 무조건, 완벽히 좋아하게 될 것이니 꼭 만나볼 것!

우리의 기발한 건축가 이안의 생일이지만, 한번도 생일을 빼먹지 않은 삼촌이 어쩐 일인지 이안의 생일에 편지릃 보내지 않았다. 이안은 삼촌이 걱정되어 직접 찾아가보기로 한다. 엄청난 책상을 벗어나, 무척 복잡하고 멋진 삼층버스를 타고 삼촌집으로 향하는 길! 버스에서부터 이웃인 마리할머니를 포함한 수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안타깝게도 복잡한 미로로 구성된 삼촌의 집에 도착했으나 삼촌은 사라지고 없다. 삼촌을 찾기 위해 시작된 이안의 여정! 사막까지 이어진 기차, 선인장모양의 집, 비행기나 배까지! 수많은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이안을 따라다니다보면 어느새 우리도 함께 모험을 하는 기분이 든다. 통통 튀는 스토리에 빠져 이안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자면 아이의 눈이 얼마나 반짝이는지를 느낄 터!

더불어 아이와 함께 『이안의 특별한 모험』의 일러스트를 들여다본다면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른다. 각각의 페이지에 숨은 엄청난 이야기와 놀라운 재미들이 가득하기 때문. 우리 집에서는 손가락만한 영역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이안을 찾아보기도 하며 엄청 다양한 즐거움을 만끽했다. 혹 아이가 여럿이거나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일러스트 안에서 숨은그림들을 찾기를 해보시길. 아이가 그림책을 더욱 즐거운 대상으로 받아들이게 되어 무척 흥미진진한 읽기가 가능해지니 말이다.

페이지마다 이야기들을 꽉꽉 눌러담아놓은 『이안의 특별한 모험』!
아이와 함께 머리를 대고 만끽해보시길 추천드린다.

이안의 특별한 모험

박보영 지음
오늘책 펴냄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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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찔한 맞춤법”이라는 태그를 달고 수많은 단어가 소개(?)된다. 어떤 단어들은 귀여움으로 넘길 수 있지만, 때때로는 훗날 우리말이 사라지기라도 할까 두려운 마음까지 든다. 그래서일까, 창비에서 출간된 “신뢰와 호감을 높이는 언어생활을 위한 『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은 이 시대의 진정한 필독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외래어부터 순화어, 맞춤법까지 한 권으로 공부할 수 있는 책, 『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을 소개한다.

『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은 MBC 아나운서국에서 엮은 책으로, 언론인 손석희는 이 책을 두고 “이 책은 정말 아픈 곳만 긁어준다. 책이 가리키는 지점이 내가 늘 머뭇거리던 그 지점들이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니, 얼마나 다양한 표현들이 속 시원히 등장하는지 알 수 있을 터.

사실 나 역시 부지런히 책을 읽고, 올바른 표현을 사용하려 노력하는 사람이지만 『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을 읽는 내내 공부하는 마음이 들었다. 많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모르는 어휘투성이였고, 틀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생각했지만 잘못 사용하고 있던 것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기도 했다. 한 번만 제대로 알아둔다면 틀리지 않을 수 있는 맞춤법에서부터, 발음 때문에 틀리기 쉬운 표현, 바르게 쓰기 참 어려운 외래어, 순화어 등 200여 개에 가까운 어휘를 무척이나 자세히 다루고 있어 무척 유용했다. 또한, 다양한 예문과 뜻풀이, 여겨보기, 문제 풀이 등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 각잡고 어휘를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무척 유용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가장 좋았던 점은 QR코드가 표기된 페이지에서는 아나운서의 발음을 생생히 들을 수 있는 점. 아나운서의 정확한 발음을 듣고 따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정확한 발음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우리말이라 쉬이 생각하지만, 짚어보면 짚어볼수록 어려운 것이 우리말이다. 이 귀한 언어를 더 소중히 사용하고 후대에까지 길이길이 사용하도록 하려면 『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 같은 책을 바탕으로 더욱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읽었으면 하는 『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
정말 구성부터 내용, 책의 활용도까지 무엇하나 빠지는 게 없는 완벽한 책이었다. 강력추천!

우리말 나들이 어휘력 편

MBC 아나운서국 지음
창비교육 펴냄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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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났을 때는 누가 도와주지? 도둑이 생기면 누가 도와주지?
분명 우리 어린이들은 이런 질문에 척척 대답을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수준은 타요나 폴리 등을 보던 꼬마시절부터 척척 맞추던 것들이잖아? 이제 초등학생이 된 우리 형님들은 조금 더 다양한 영웅들을 알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아시안게임같은 큰 이슈가 있을 때, “이런 파트는 누가 담당하게?”하며 아이의 궁금증을 지식으로 바꾸어준다면? 더없이 좋을 터.
이럴 때 읽기 좋은 책, 『나라에 일이 생기면 누가 해결하지? - 정부기관과 하는 일』을 소개한다.

마음이음의 지식잇는이야기 10권으로 출간된 『나라에 일이 생기면 누가 해결하지? - 정부기관과 하는 일』은 다양한 정부기관에 대해 소개하고, 어떤 일을 하는지 우리가 어떤 도움을 받는지에 대해 무척이나 상세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아이들의 학습과 밀접한 영향이 있는 교육부에서부터 외교부,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지원부, 해양수산부 등 어른들도 정확히 어떤 기관이 담당하고 있는지 몰랐을 영역이나 책임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어 무척 흥미롭다. 또 『나라에 일이 생기면 누가 해결하지? - 정부기관과 하는 일』을 읽고 난 후 “이런 일을 담당하는 부서는?”등의 퀴즈를 내보는 것도 아이의 지식확장에 좋을 듯.

사실 『나라에 일이 생기면 누가 해결하지? - 정부기관과 하는 일』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 꽤 복잡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무척이나 상세한 설명과 만화 등으로 이해하기 쉬웠을 뿐 아니라, 각각의 내용들이 무척 흥미롭게 느껴져 여러 직업에 대한 호기심이 일기도 했다. (우리 아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눈을 반짝이며 반응하더라.)

아이와 『나라에 일이 생기면 누가 해결하지? - 정부기관과 하는 일』을 읽으며 우리 가족들이 연결되는 부서는 어디인지 찾아보기도 하고, 어떤 직업은 어디에 속할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기도 하며 다양한 직업군, 다양한 업무에 대해 배우기도 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숨은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하루하루에 대해 감사하기도 했다.

누가 해결하지?

서지원 (지은이), 이주윤 (그림) 지음
마음이음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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