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완벽한 하루는 죽음 안에서, 죽음과 유사한 상태에서 시작한다. 완전한 굴복에서. 몸은 나른 하고 영혼은 온 힘을 다해 앞서 나간다. 숨 조차 따라 간다. 선이나 악을 생각할 기운은 없다. 다른 세계의 빛나는 표면이 가까이서 몸을 감싸고, 밖에선 나뭇가지들이 떨린다. 아침이고, 그는 천천히 일어난다. 마치 햇빛이 다리를 건드렸다는 듯이. 그는 혼자다. 커피 향이 난다. 개의 황갈색 털은 타오르는 빛을 빨아들인 듯 하다.
_완전한 삶이란 없다. 그 조각 만이 있을 뿐. 우리는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존재로 태어났다. 모든 것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간다. 그런데 빠져나갈 이 모든 것들, 만남과 몸부림과 꿈은 계속 퍼붓고 흘러넘친다…… 우리는 거북이처럼 생각을 없애야 한다. 결의가 굳고 눈이 멀어야 한다. 무엇을 하건, 무엇을 하지 않건 그 반대는 하지 못 한다. 행동은 그 대안을 파괴 한다. 이것이 인생의 역설이다. 그래서 인생은 선택의 문제이고, 선택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되돌릴 수 없을 뿐이다. 바다에 돌을 떨어뜨리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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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살아 생전의 그 모든 노력과 분투, 희망과 기도, 두 어깨에 짊어졌던 기대감, 참아야 했던 여러 견해들, 품위 있게 살고자 했던 바람, 그리고 수많은 대화들을 뒤로 한 지금,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단순히 약간의 평화와 고요일 뿐이다.
_ 신은 무슨 목적으로 하늘의 별들을 창조했을까? 그는 궁금했다. 한 남자의 마음을 어느 날은 영감으로 가득 채우고, 다음번엔 덧없다는 생각으로 채우려고?
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현대문학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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