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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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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피아노 (모든 것은 건반으로부터 시작된다)의 표지 이미지

아무튼, 피아노

김겨울 지음
제철소 펴냄

피아노에 대한 애정과 열정, 전공자가 되지 못한 안타까움과 이로부터 비롯된 약간의 집착 등이 커다란 양푼에 한꺼번에 버무러져 있는 듯한 에세이. 읽고나니 새로운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져 배는 부른데 어떤 재료가 들어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는... 클래식과 피아노를 잘 아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덕분에 선물하고 싶은 친구가 생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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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좀 내본다고 클래식 인기곡(문외한에게는 작곡가나 연주자가 중요한 게 아니므로.. 언젠가 들어본 적 있는 '인기곡'이 딱이다)을 들으며 읽었다. '어라?! 이 곡 아는데?!!!??!!!' 하면서 제목을 봐도 영 낯설고 이해가지 않았는데, 클래식 음악의 제목을 설명해주는 챕터가 운명처럼 나타나 참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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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리든 귀에 들어오면 머릿 속에서 자동적으로 계이름이 나타나고 특정 코드는 색깔로 느껴진다는 게 신비롭다. 호오-
2022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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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린님의 이토록 다정한 개인주의자 게시물 이미지
  • 시린님의 이토록 다정한 개인주의자 게시물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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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하고 이기적인 세상에 등불이 되어줄 책.
최근 부각되고 있는 사회의 각종 논란거리들을 여러 철학 이론에 빗대어 설명한다. 공정한 관점을 유지하고자 양쪽의 의견을 모두 다루면서, 어떤 생각이 우리 사회를 더 좋게 만들지 제안하는 따스한 마무리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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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 포퍼(Karl Popper)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유대인 철학자였는데, 조국이 나치의 마수에 빠지자 뉴질랜드를 통해 영국으로 건너가 활동합 니다. 그리고 대륙에서 벌어진 참상에 치를 떨며, 대체 무엇이 이런 일을 가능하게 했을까?'라는 의문을 푸는 것을 자신의 철학의 중심 과제로 삼았습니다.
그가 내놓은 해답은 자유의 역설, 민주주의의 역설, 관용의 역설, 즉 ‘세 가지의 역설'이었습니다. 자유의 역설이란 자유를 마냥 허용하고 어떤 행동도 규제하지 않다 보면 남의 자유를 통째로 부정하는 세력이 활개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역설이란 민주주의적 방식은 무조건 정당하다며, 법과 도의에 어긋나는 일조차 '국민의 뜻대로' 가능하도록 한다면 그 국민을 적당히 속이고 부추긴 히틀러 같은 사람이 민주적으로 집권하는 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관용의 역설이란 무엇일까요? 관용이란 참으로 중요한 가치이고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것이나, 관용이 지나쳐서 폭력적이고 악랄한 생각이나 행동까지 관용해 버린다면 우리는 관용을 지킬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관용이 온통 뿌리 뽑히는 불관용의 체제가 세워진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포퍼는 '불관용의 불관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지요. (p.79)

이토록 다정한 개인주의자

함규진 지음
유노책주 펴냄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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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린님의 곰탕 1 게시물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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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술술 잘 읽힌다. 수사가 간결하다. 느긋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다가도 어느 순간 빠르게 진행되며 지루할 틈이 없다. 영화감독이 쓴 소설이라 그런지 (영화나 드라마는 아님에도)화면 전환이 영화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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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이렇게 마무리된다고? 2권 부제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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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인은 태어나 여행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중략] 하지만 이런 기분이 아닐까 싶다. 목적 지는 이미 정해져 있지만, 가던 길이 아닌 새로운 길로 가는 기분. 늘 마주치는 사람이지만 그 사람과 새로운 시간을 보내는 기분, 종인은 아무렇게나 여행을 그런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아무렇게 해도, 망칠 수 없는 기분이었다. (p.119)

곰탕 1

김영탁 지음
arte(아르테)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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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린님의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 게시물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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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앓이로서 존경하고 애정하는 이호 교수님의 책. 그알 유튜브 속 교수님에게서 느껴지던 인문학의 향기가 이 책에서 진하게 묻어난다. 끊임없이 던지시던 농담은 쏙 빼고 진지하게 쓰셨다더니, 정말이네.
예전에 <형사 박미옥>을 읽으면서도 느꼈던 것인데, 진심을 품고 한가지 일을 오래한 사람들은 깊이 있는 성찰을 통해 어느새 철학자가 되어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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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환자나 사망자 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들이나 참사 속 생존자들의 마음을 헤아린다. 믿기 어려운 현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살아 있는 혹은 살아 남은 자들의 삶을 꿋꿋하게 살아가게끔 하려는 의사로서의 노력이 감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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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자들은 대형사고 속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신원을 확인하는 역할도 하고 있기에, 대구 지하철 참사나 세월호 사건에서의 경험 또한 언급한다. 처벌 대상자를 가려내는 것뿐만 아니라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문제의 원인을 찾고, 대안을 제시하고, 가이드 라인을 만들고, 적절한 예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p.177)’는 교수님의 말에 십분 공감한다. 다양한 참사 속 유가족들이 일관되게 요구하는 것은 원인 규명과 이를 예방하는 시스템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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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경험은 '삶을 제대로 살아야 죽음도 제대로 맞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연결되었다. 단순하게 말하면, 잘 살아온 사람이 잘 죽는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는 것일까? 제대로 된 죽음을 맞는다는 건 또 무슨 의미일까?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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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은 어떠한 조건을 충족하거나 현재의 고단함을 참아야 얻어낼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 그저 우리 삶의 끝에 다다르기까지의 매일매일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맛있는 음식 자체가 아니라 무얼 먹을까 고민하는 시간, 좋아하는 이들과 밥을 먹으러 가는 그 길에 행복이 있다. (p.216)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

이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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