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도박하다 죽으면 그야말로 개죽음이지?'

"인간의 가능성을 무조건 부인하는 것도 큰 오류예요. 카지노 게임도 인간이 하는 거고 이길 수 있는 길이 있어요. 어떤 사람에게는 카지노 게임이 가장 깨끗하게 돈을 버는 방법이에요. 내가 못한다고 해서, 또 싫어한다고 해서 무조건 부정해버리면 안 돼요."

"세상에 사람보다 소중한 건 없어요. 더군다나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일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지요."

'첫째 날이 300, 둘째 날이 400이면 오늘의 목표는 500이나 그 이상이어야 했다. 그러나 서후는 셋째 날의 목표를 오히려 200으로 줄여놓았다. 한참 생각하던 이형천은 이 200은 묘한 심리적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900만원으로 200만원을 이기는 게임은 너무나 쉬웠다. 이것은 위험을 방지하고 목표에 대한 뚜렷한 확신을 심어주는 금액이었다. 이형천은 처음의 두 번보다도 훨씬 여유 있게 게임에 임했다. 이날따라 게임도 더욱 잘 풀렸다.'

'딱 한 번만 더 하고 싶을 때가 바로 멈출 때입니다.'

"인간이란 바람 앞의 촛불과 같은 존재예요. 생각해보세요. 인간의 그 장대하고 파란만장한 운명을. 그 운명 앞에 인간이란 다만 겸허할 수밖에 없어요. 두 사람이 카지노 게임을 잘한다고요? 항상 딴다고요? 그러나 카지노 게임이란 그런 게 아니에요. 잃어야 해요. 잃으면서 슬픔과 고난을 겪는 겁니다. 그러면서 지혜를 터득하는 거지요. 하지만 두 사람은 기계처럼 돈이라는 목적을 위해 제조된 사람들이에요. 우 프로의 탐욕이 두 사람을 만들어낸 거지요."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니 이유는 간단했어요. 그때 나는 마음의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던 거예요. 카지노 게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의 게임인데, 나는 내가 얼마나 게임을 잘하는지 친구에게 자랑하고 싶었고, 거기다가 친구 돈으로 게임을 하다 보니 빨리 크게 이겨서 친구를 기쁘게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에 평정심을 잃었던 거죠. 거기에 내가 질 리가 없다는 헛된 자만심까지 더해졌으니••• 나는 친구를 만나기 이전과 달리 승부를 좌우하는 미세헌 감각들과 전혀 호흡을 맞추지 못했던 거예요."


뒤에 읽으면서 답답하고 속상했던 부분도 있는, 그런 책이었다.
동생이 읽고 재밌다고 읽어보라고 했지만 몇달을 방치해뒀다 드디어 읽은 책.
#출판계의빛과소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