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부분부터 읽어보았다. 등장인물 간에 관계가 알쏭달쏭했지만 그게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했다. 서로 무슨 일이 있었지? 그런데 각 장면을 상상하려 노력하는 와중에 각종 식재료나 향신료를 비롯하여 요리 과정과 음식의 맛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혼란스러워졌다. 배가 아플 정도로 고파졌다. 뭐라도 먹고 싶었다. 특히 튀김요리가. 튀김을 안먹은지 오래됐다는 걸 소설이 떠올려줬다. 오전 10시. 중식집은 아직 문열 시간이 아니다. 난 오전에 이 책을 펼쳐든 걸 후회했다. 아, 책 읽으면서 괴롭긴 오랜만이다.
배고플 때 이 책을 펼치지 마라. 분명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집중이 안될 테니까. 오직 식욕이 생기지 않을 때 이 책을 봐라. 바로 위장이 살아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