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북 앱으로 보기
+ 팔로우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박완서 (지은이) 지음
세계사 펴냄
박완서 작가는 큰 작가님이다. 읽어보진 못했으나 굵직한 이미지의 소설들을 여러개 쓰셨고, 이름만 들어도 '도둑맞은 가난'이라던지 송곳같은 문장들이 몇개씩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 분이 쓰신 에세이를 구매해봤다. 지금은 돌아가셨고, 중년의 눈으로 세밀한 문체를 구상하신 대작가라 여겨지니 왠지 인생의 희노애락에 대한 '굵직한' 가르침들이 있지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면서도 그냥 사봤다. 표지가 예뻐서일까 손에 잡히는 촉감이 좋았어서일까.
조금씩 읽어봤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산문'이라는 장르와 사랑에 빠졌다. 내 기대와 달리 문체는 가볍고 굵직한 가르침은 없었다. 오히려 '대작가가 이런 것 까지'라고 여겨지는 사건이며 솔직한 마음들이 아주 솔직하게 기록되어있었다. 조금 부끄럽거나 숨기고싶었을 것 같은 일들, 마음들. 자연스럽거나 무지 등으로 자연스레 생겨날 일들이나 감상들이. 이는 내게 충격이었다. 일상에서 얻은 깨달음들이야 있었으나 이는 나에게 무겁게 다가오지 않았고, 오히려 마음이 정말 정말이지 가벼워졌다. 부끄러운 일도 이렇게 가볍게 읽힐 수 있구나.
나도 언젠간 이런 솔직한, 정직하고 깨끗한 글을 써보고싶다. 그냥 내게 정직한 글을 써보고싶다. 나는 솔직한 일기도 잘 못쓰는 사람이지만 이런 해방의 글을 한번 써보고싶다.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
닉주딩님의 인생책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