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 그런 건 눈에만 안 보일 뿐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이야. 지금도 누군가 도구로 쓰이고 있어. 오늘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그뿐이야.”
“나쓰키, 그건 범죄야. 비정상이라고.”
“그게 뭐? 비정상을 무시하는 게 어른의 일이잖아. 언제나 그랬으면서 왜 지금 이 순간에만 착한 척하는데? 유우는 ‘평범한 어른’이잖아. 무시하면 돼. ‘평범한 어른’답게.”
나는 남편이 저지르려는 범죄에 대해 아무런 간섭도 할 생각이 없었다. 남편이 그렇게 외계인이 되고 싶으면 외계인이 되면 되고, 자신의 정소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싶으면 그렇게 하면 된다. 진짜 실행한다면 적어도 괴물은 될 수 있겠지. 생각하려니 손이 덜덜 떨리고, 오른쪽 귓속에서 매미 소리 같은 전자음이 울려 퍼졌다.
“듣고 보니 유우 씨 말에도 일리는 있어요. 범죄가 아닌 건 아니네요. 할아버지가 알아채지 못해서 입건되지 않을 뿐이니까. 내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남편은 그렇게 말했다. 나는 손끝이 떨리는 걸 느끼며 담담히 남편에게 말했다.
“왜? 범죄가 뭔데? 지구성인은 늘 저지르는 일이잖아. 언제나 아무렇지도 않게 범죄를 저지르잖아.”
“그렇게 말하니 할 말이 없네. 나쓰키는 역시 포하피핀포보피아성인이야.”
남편이 말했다.
“엄마는 간병하느라 바빠서 시간이 없을 것 같으니까 근친상간은 형하고 해야겠어. 물론 상호합의하에 할 수 있도록 알아듣게 설명해야지.”
“잠깐만요, 그런 짓을 해서 뭘 어쩌자는 겁니까?”
남편은 의아스레 유우를 봤다.
“어쩌긴요, 외계인이 될 겁니다. 몇 번이나 설명했잖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