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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김영하 지음
문학동네 펴냄
김영하 작가의 데뷔작이라 그런지 문체가 아름다운 젊은 여성의 나체를 감상하는 느낌이다. 날것의 느낌이 강하고 매력적인 문장이 넘쳐난다. 굉장히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한 줄 한 줄 읽어나가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소설 속에서 K는 인생을 도박에 비유한다. 패는 이미 주어졌고, 우리는 손에 쥔 패로 이길 수 없는 패에 굴복하거나, 운이 좋아 그럭저럭 비슷한 패를 만나 승부가 결판나는 순간까지 즐길 뿐이라고.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문들은 모두 인생이라는 먼 여행속에 조금씩 지쳐있다. 이 판을 끝내고 새로운 패를 받는 길만이 유일한 희망일 때, 우리는 어떠한 모습으로 이 판을 이어나가야 할까…..
“…… 난 북극에 가고싶어. 한없이 지루해 졌으면 좋겠어.
북극점은 돌지도 않을 거 아냐.”
“북극은 없어. 얼음이어서 늘 바다위에서 조금씩 떠다닌다며? 아무도 그곳을 찾지 못할거고, 너 역시 거기에 다다르지 못할거야.”
……
이제 이 소설을 부치고 나면 나도 이 바빌로니아를 떠날 것이다. 비엔나 여행에서처럼 그곳에서도 미미나 유디트 같은 누군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왜 멀리 떠나가도 변하는게 없을까. 인생이란.
👍
인생이 재미 없을 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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