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엄마곰님의 프로필 이미지

책읽는엄마곰

@k_jin

+ 팔로우
고양이 부처는 고민이 없다냥 (고양이처럼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84가지 방법)의 표지 이미지

고양이 부처는 고민이 없다냥

미야시타 마코토 지음
한빛비즈 펴냄

충분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더 원한다면 마음이 가난하다는 뜻이다냥.⁣
'만족을 아는 자는 부유하다'라고 노자는 말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지금의 자신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마음이 풍족하다는 말입니다. 이미 충분히 가졌는데도 계속 무언가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의 마음이 가난하다고 부처도 말했습니다. 향상심을 잊지않고 언제나 높은 곳을 향하는 것도 살아가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마음의 안정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 삶에 있습니다. (p.314)⁣


'고양이 부처는 고민이 없다냥'이라는 귀여운 제목에, 부처옷을 입은 귀여운 고양이가 가득한 표지라 무슨 내용이 들어있을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그저 '나만 없어 고양이'의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그.런.데! 어머나 고양이님. 귀여운 영역말고 '도'까지 닦으시다니요! 그저 식빵만 구워도 충분한 놈이 행복하게 사는 비법까지 전해주다니. ⁣

진짜 고양이가 그렇게 행복한지는 잘 모르겠다. 고양이를 인터뷰해보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주차장에 앉아 식빵을 굽는 표정만 봐도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또 개는 '키우고' 고양이는 '모신다'고 표현하는 말들만 봐도 고양이가 조금더 편안한 생은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그런 연결선상에서 이 책을 만난 탓인지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정말 고양이가 이토록 마음이 편하고 행복한 동물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행복한 동물 맞는 것 같다냥)⁣

총 84가지. 마음이 편해지고 번뇌를 없애는 법과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깨달음, 안락함을 찾는 방법 등을 나누는 이 책은 고양이를 앞세워 보다 편안하게 읽게 해주지만, 근본은 부처의 마음, '무아'와 '법구경'의 진리를 전파한다고 한다. 나는 가톨릭이지만, 선인들의 말씀은 누구에게나 좋은 말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 책이 편안함으로 느껴졌다. 물론 내가 부처의 가르침을 제대로 몰라 이 책이 편안하고 좋다고 느껴진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종교의 색을 가지지 않고 읽는다면 누구나 마음이 편안할 거 같다. 내 마음에 번뇌가 많던 시절 이 책을 읽었다면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가을의 초입에 이런 책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

조용히 차를 한잔 하시며, 그날 그날 마음에 닿는 구절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해를 주는 책. 이 책은 이렇게 표현하는 게 적당할 것 같다. 가을날, 단풍지는 길을 천천히 걷는 것은 많은 힘을 들여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 산책이 꽤 여운을 준다. 이 책도 그렇다. 어려운 말은 단 한마디도 없는데 묵직한 종소리처럼 마음을 울리는 책이었다. 걱정이 마음을 어지럽힌다면, 고민이 마음을 흐리고 있다면 이 책을 만나 마음을 잔잔하게 만들 수 있기를. 행복도 불행도 내 마음에 있다는 말을 다시 깨닫게 될테니 말이다. ⁣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말은 언젠가 내 마음도 아프게 합니다. (...) 세게 누르면 센 힘이 되돌아오듯 좋지않은 마음으로 내뱉은 말들을 좋지 않은 반발을 부르고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은 결국 나에게도 상처를 줍니다. (p.34) ⁣


#고양이부처는고민이없다냥 #한빛비즈 #미아시타마코토 #김희은 #책 #book #독서감상문 #리뷰 #협찬도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독서그램 #북스타그램📚 #리뷰어 #책수집 #독서 #책마곰 #책소개 #독후감 #추천도서 #북리뷰그램 #신간서적
2022년 9월 13일
0

책읽는엄마곰님의 다른 게시물

책읽는엄마곰님의 프로필 이미지

책읽는엄마곰

@k_jin

"태양이든 땅이든 달이든, 너는 유능한 아이다. 내게는 그래. 너는 복잡하게 꼬인 이 사건의 실타래를 이해할 수 있는 머리를 가지고 있지.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다모 설. 남자든 여자든." 아직 말 위에 앉아 있었지만 고삐를 쥔 손가락의 힘이 풀렸다. 오라버니가 떠난 후로 나를 제대로 봐준 사람은 처음이 라는 느낌이 들었다. (p.182)

강씨 부인의 생사는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그녀가 이끌던 동정녀 공동체 회원들은 모두 배교를 거부해 감옥에서 맞아죽거나 참수형, 교수형, 또는 사약을 받는 사형에 처해졌다고 한다. 나는 강씨 부인만은 집을 떠나 산으로 도망쳐 어딘가에 안전하게 숨어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실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결코 비겁한 사람이 아니었으므로(p.472)


똑똑한 노비인 다모 설은 한 종사관과 함께 한 여인이 죽은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그녀는 오판서 대감의 딸로, 자신의 은장도에 찔려서 죽었다. 미혼이었지만 처녀가 아니었고, 이를 집안의 수치라 여긴 가족들은 오히려 쉬쉬한다. 처음에는 그저 살인사건으로만 알았던 이 사건은 연쇄살인임이 드러나게 된다. 이상하게도 시체들은 코가 잘린 채다. 호기심이 많은 설은 위험을 무릎쓰고 사건을 파해치고, 점점 더 사건의 중심을 향해 걸어간다.

연관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던 사건들에는 사실 “천주교”라는 연결고리가 있다. 누군가는 가족의 죽음으로 인해 천주교에 대한 미움과 증오가, 누군가는 천주교를 옹호하고 전교하는 이들의 얽히고 섥힌 사건과 감정들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여기에 설이와 설이 오라버니, 설이의 신분, 그림자처럼 등장하는 최대감 아들 등의 이야기들이 여러 복선을 깔며 사건을 더욱 긴밀하고 촘촘히 만들어간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캐나다에서 더 긴시간을 살아온 허주은 작가가, 한국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공녀 제도와 가부장적인 사회를 신랄하게 보여주었던 『사라진 소녀들의 숲』, 영조 치하의 궁궐 속사정과 로맨스를 볼 수있었던 『붉은 궁』, 연산군의 폭정과 중종반정을 배경으로 불의에 저항하는 시대를 그린 『늑대 사이의 학』까지. 그녀의 책들을 읽으며 느끼는 것은 그녀가 어느 시대로 우리를 데리고 가더라도 자주적인 삶을 살고, 자신의 생각과 목소리를 잃지 않는 여성들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번 책, 『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역시 조선후기의 분위기, 정치적 욕심의 도구가 되었던 천주교 박해를 배경으로, 환경보다는 자신의 삶에 집중하는 단단한 여성을 보여주고 있다. 강씨 부인의 강단에서, 설이의 용기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오래도록 한국을 떠나 살았으면서도, 한국적인 감정을, 한국의 정서를 이렇게 문장으로 담아낼 수 있다는 게 놀랍게 느껴진다. 그녀가 남긴 문장 하나하나에서 우리 역사의 한 접점을 만나기도 하고, 또 그 사건에서 누군가의 생과 누군가의 모습을 본다. 또 그 속에서 또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기도 하고. 이것은 참 신기한 일이지만, 또 이것이 문학이 가진 힘이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또 내가 가톨릭신자라서 그런지, 이 책의 배경이나 몇몇 문장이 마음에 깊이 닿고, 마음에 잔상으로 오래 남기도 했다. 『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을 읽는 내내 얼마전 우리 아이가 성당에서 특송으로 부른 “나는 천주교인이요”를 가만히 떠올렸다. 기해박해 때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나는 천주교인이요, 살아도 천주교인으로 살고 죽어도 천주교인으로 죽을 따름이오”라고 말했던 김성우 안토니오 성인. 또 『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의 강씨부인인 강완숙(골롬바) 순교자의 희생, 우리나라에 천주교를 설파하기 위하여 들어왔다가 신유박해에 희생양이 되어 새남터에서 순교하신 주문모(자이므벨로주, 야보고)신부님까지.

비록 이 책은 소설이지만, 신념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서인지, 그녀의 문장이 생생한 덕인지 강씨부인은, 설이는 마치 실존인물처럼 오래오래 내게 잔상을 남긴다. 『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은 그 시절의 우리나라 위에,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덧입혀주는 짙은 이야기였다.

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허주은 지음
창비교육 펴냄

9시간 전
0
책읽는엄마곰님의 프로필 이미지

책읽는엄마곰

@k_jin

국립공원 등의 숲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아름답다'와 '슬프다'같다. 무엇이라 표현하기 어려울만큼 장엄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숲과 산과 나무는 형용조차 할 수 없을만큼 아름다운데, 그 아름다운 나무의 허리를 긁어놓은 날카로운 자국들은 빼앗겼던 나라의 자국같아서 슬퍼진다. 또 어떤 산은 그 시절 헐벗게 되어,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지금의 모습을 되찾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숲을 살린 과학자 현신규』는 바로 그 숲을 지킨 이의 이야기다. 마음이음의 '지식잇는아이'시리즈는 내용도 구성도 다 좋지만, 특히 우리가 흔히 접하지 못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담아내는 것이 가장 좋다. 마음이음이 아니었다면 모르고 지나쳤을지도 모를 이름. 현신규. 더욱이 이 책은 '현정오'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산림과학부 교수님께서 감수하셨는데, 이름에서 눈치챌 수 있듯 현신규 과학자의 아들이라 더욱 뜻깊다.

향산 현신규 선생님은 나무가 좋아 호까지 '나무와 더불어 살겠다'고 지었으나, 처음부터 그것이 꿈은 아니었다. 철학을 공부하고 싶었으나 가세가 기울어 할 수 없이 농림고등학교에 입학했고, 나무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어느 날 주어진 자리에서 한결같이 살아가는 나무들을 깨닫고 난 후에야 나무를 사랑하게 되었으나 또 시련을 겪는다. 빼앗긴 나라에서는 나무도 우리의 것이 아니었고, 나무 연구조차 그들의 목적대로 흘러가야했다. 하지만 헐벗은 산을 위해 소나무를 끊임없이 연구하였고, 마침내 리기다 소나무와 테다 소나무의 교배종을 발전시켜 '리기테다소나무'를 만들기에 이른다. 또 우리나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한국 포플러' 역시 현신규 과학자의 연구결과로, 이 역시 헐벗은 한반도를 채우기 위한 그의 노력이였다. 그 외에도 그는, 그 이름을 따 '현사시'라고 불리는 은수원사시나무 등으로 우리의 헐벗었던 한반도에 푸른 옷을 입혀주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유엔의 말대로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복구에 성공한 유일한 나라”라는 타이틀은 불가했을지도 모른다.

『우리 숲을 살린 과학자 현신규』를 읽고 난 후 바라보는 산은 어제의 산이 아니었다. 어쩌면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이 모든 것들은 과거 누군가의 노력과 누군가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라고 생각하니, 그저 해가 뜨고, 햇님이 비치는 이 풍경자체가 감사하다고 느껴진다.

최근 큰 산불로 여러 지역이 피해를 입었다. 여전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분들이 많기에, 저 푸른 산이 더 쉬이 지나쳐지지 않는다. 어느 방향을 둘러봐도 푸른 나라에서 살 수 있는 감사함을 잊지말아야겠다고, 저 푸른 산들을 잘 지켜야한다고 다짐했다. 지금, 더 절실히 읽히는 『우리 숲을 살린 과학자 현신규』. 이 책을 더 많은 이들이 읽고, 우리의 작은 실수가 얼마나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잊지 않기를 바란다.

시드볼트 : 전세계에 딱 두곳, 노르웨이와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씨앗금고인 시드볼트. 우리나라 시드볼트의 정식명칭은 ”종자장기보관소”로 경상북도 봉화군에 있다. 주변에는 백두대간수목원과 호랑이숲 등이 함께 있어 아이와도 함께 가보기 좋다. 우리집도 종종 가는데 봄과 가을이 무척 아름다운 곳이다.

우리 숲을 살린 나무 과학자 현신규

유영소 지음
마음이음 펴냄

1일 전
0
책읽는엄마곰님의 프로필 이미지

책읽는엄마곰

@k_jin

우리집 꼬마는 궁금한 게 참 많다. 어릴 때에는 나뭇잎은 왜 빨개지는지, 빗방울은 왜 떨어지는지 정도만 물어서 뚝딱 대답해줄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엄마 쌍둥이는 유전자가 달라요?”, “우성과 열성은 어디서 판가름나요?” 등을 물으니 문과형 엄마는 날마다 공부가 필요하다. 그런 엄마에게 마음이음의 '지식잇는아이'는 구원타자 같은 느낌이 들어 무척이나 애정하는 편. 이번주는 아이과 『우리몸 속 슈퍼파워 DNA』를 읽어보았다.

『우리몸 속 슈퍼파워 DNA』는 우리가 생명에 관해 품고 있는 많은 비밀들을 다루고 있다., 책은 얇고 가볍지만,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를 놓고 고민하는 이들을 포함하여 단백질, 공룡의 진화와 멸종, 유전자스위치 등에 대해 무척이나 상세히 다루고 있기 때문에 생명과 관련한 것들이 궁금했던 아이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터. 특히 과학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면 이 책은 더욱 흥미로워하며 읽게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또 『우리몸 속 슈퍼파워 DNA』에 대해 이론만을 다룰 뿐 아니라 용어풀이, dna퀴즈 등을 다루고 있어 아이가 흥미를 잃지않고 읽을 수 있었다. 일러스트도 재미있게 표현되었기에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여 끝까지 읽도록 돕는다. 아이의 탄생부터 생명, 조상, 공룡, 병까지 dna와 관계된 다양한 지식을 만날 수 있는 책, 『우리몸 속 슈퍼파워 DNA』를 추천한다.

우리 몸속 슈퍼파워 DNA

줄리안 바웰 외 1명 지음
마음이음 펴냄

1일 전
0

책읽는엄마곰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