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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이후의 언젠가, 내가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을 때, 강이 “그럼, 너는 우리 아이를 너처럼 외롭게 만들어도 좋다는 거야?”라고 물었다는 사실만큼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 지금도 나는 강이 그 말을 했던 사실을 떠올리면 목구멍이 뜨거워지는데 그것은 그가 나의 가장 내밀한 부분을 너무도 무심한 방식으로 건드렸기 떄문이다. 이 일을 기억할 때마다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상처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