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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나폴리 4부작 2,나의 눈부신 친구,The Story of a New Name)의 표지 이미지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엘레나 페란테 (지은이), 김지우 (옮긴이) 지음
한길사 펴냄

사랑이 유년기 릴라와 레누의 총명함을 바래게 했다. 저번 편은 레누와 릴라의 관계에 공감하며 읽었는데 이번 편은 등장인물들이 나에게 선을 그은 기분이다.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 잘못된 선택들에 마음 졸이고 안타까워 하면서 읽었다.

하지만 모든 내용이 공감가지 않은건 아니었다. 레누가 부유한 집안의 대학 동기들과 평생 동화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느끼는 부분도, 어머니께서 하시는 칭찬에서 언제라도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느껴졌다는 말도 공감되었다. 리누의 모습에 나 자신이 비춰보여 위안을 얻었다.

이 소설에는 직접 말 하지 않아도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시간도, 공간도 멀리 떨어진 먼 옛날 나폴리에서의 생각과 감정들이 지금의 나와 너무 닮아 있어서, '이 괴로움이 나 혼자만의 것은 아니구나...' 하는 위로를 받게 된다.
전에 심리상담에서 나와 같은 성격의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을 타인과 나눌 때 비로소 원하던 되비춰주기를 얻고 온전하게 된다는 말을 들었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정신적인 성숙을 이룰 수 있게 된다고.
책을 읽으며 상담사님의 그 말이 생각이 났다. 나폴리 4부작이 자전적인 소설이라면, 작가도 그의 이야기에 열광하는 독자들이 있어서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고 고통받았던 자신의 과거를 이해하고 화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2022년 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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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올님의 고흐 씨, 시 읽어 줄까요 게시물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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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올님의 고흐 씨, 시 읽어 줄까요 게시물 이미지
고등학생땐 시를 참 좋아했었다. 평가원 국어시험이 작품을 소개시켜주는 재밌는 시간으로 느껴졌을 정도였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좋은 시를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이 참 반가웠다. 명화와 함께 시를 읽으니 두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아지는 것 같았다. 작품을 설명해 주시는 이운진 시인님의 문장도 정말 아름다웠다.

이 책을 책장 한켠에 꽂아놓고, 흘러가버린 시간을 그림과 시 속에서 찾고 싶어질 때 다시 펼쳐보고 싶다.

고흐 씨, 시 읽어 줄까요

이운진 지음
사계절 펴냄

👍 힐링이 필요할 때 추천!
2022년 6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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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올님의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게시물 이미지
4부작 중에서 제일 읽기 버거웠던 책

이 책을 덮고 나서 자기도 모르게 "미X년..."이라고 중얼거렸다는 서평을 어디서 봤었는데 정말 공감한다.
그래도 완독한 지금 생각해보면 인생에서 좋은 선택만 할 순 없다는 걸, 특히 나이를 먹을수록 더 그렇다는 걸 표현하려던 걸까 싶다.

4편에서 릴라의 말을 빌려 "모든 사람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올바른 말을 하고, 모든 일에는 그에 따른 결과가 있고, 호감과 비호감,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이 나오고 마지막에는 반드시 위안을 받게 되는 것은 형편없는 소설에서나 일어나는 일이야."라고 한 것처럼.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엘레나 페란테 (지은이), 김지우 (옮긴이) 지음
한길사 펴냄

2022년 6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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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올님의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게시물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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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3학년 1학기를 나와 함께한 책과 작별할 시간이 왔다.

내 삶을 살아가는 것보단 책을 읽는 게 더 쉬웠다. 문제를 마주할 때마다 답을 찾기 위해 책 속으로 도피했다. 내가 살아온 나이까지는 이 책과 내 기억이 포개어지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렇게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레누이자 릴라였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하나씩 배역을 주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허물어질 만큼 흡입력 있는 책이었다.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나니까 눈물이 났다. 딱히 눈물을 짜 내는 장면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책 속 인물들의 인생과 함께 내 인생도 같이 끝난 것만 같았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소설을 읽는 일은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보통은 한번 밖에 살 수 없는 인생을 책을 통해 여러 번 살 수 있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책을 통해 그들의 인생을 살아보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영원한 것도, 완전한 것도 없다는 것이다. 릴라가 경험한 경계의 해체야말로 사물의 본질이 아닐까? 지진처럼 인생을 뒤흔들어 놓는 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결국 모든 것은 흘러가고, 변하고야 만다. 그 점이 내게 위안을 주었다. 그들의 인생에서 내 인생을 떼어 놓고, 나만의 이야기를 써갈 용기가 생겼다.

이토록 눈부신 친구들을 만나게 해준 플라이북이 정말 고맙다.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

엘레나 페란테 지음
한길사 펴냄

👍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추천!
2022년 6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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