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된 회사의 수를 자랑하고 싶다거나 안심하고 싶다거나, 그런 것 때문이 아니었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까, 한마디라도 좋으니까, 나한테 말해줬으면 싶었다. 너는 너 나름대로 열심히 해 왔구나, 하고.
“월급도 변변치 않은 회사에 들어가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건 나도 똑같아. 그러니 나랑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을 쉽게 볼 수는 없어.” 나 자신도 놀랄 만큼 차례차례 말이 흘러나왔다. “나 같은 인간이, 혹시나 취직이 된다고 해도 잘해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 그래도, 내가 회사에서 잘나가지 못한다고 해도, 남한테 취업 같은 거 때려치우라는 소리는 못할 것 같아. 그래서....”
“나는!” 기요타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난 일 같은 거 어려워서 회사 관둔 거 아니야. 주변 인간들 수준이 한심해서, 그런 놈들 이겨봤자 뭔 의미가 있나 싶어서, 그래서 관둔거라고.”
뒤쪽 건널목에서 경보음이 울렸다. 어느새 우리는 선로 옆길을 걷고 있었다.
“...그래, 그런데....” 말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아 에둘러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기요타, 넌 지금 이겼어?”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앞쪽에서 열차가 달려와 우리를 지나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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