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야.겠.다.” 요즘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로 하루하루 불안에 떠는 시기에 제목 자체만으로도 가슴에 꽂히는 말이었다. 이번 코로나19 이전에 유행하던 메르스에 관한 이야기라...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피해자 개인들의 서사가 생생해서 실제 사례들이 궁금해졌다. 검색하면 금방 알 수 있는 피해자들의 고통과 정당한 보상을 받기 위한 몸부림들.. 우린 그저 우리의 일이 아니므로 무관심했던 것뿐이었다. 그런 우리에게 작가는 말한다.
“삶과 죽음을 재수나 운에 맡겨선 안 된다. 그 전염병에 안 걸렸기 때문에, 그 배를 타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행운’은 얼마나 허약하고 어리석은가. 게다가 도탄에 빠진 사람을 구하지 않고 오히려 배제하려 든다면, 그것은 공동체가 아니다.”
우리가 비겁한 다행에 안주하면 결국 언젠가 우리도 외롭게 불행을 만나게 된다니...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그래서인지 각각의 주인공들에게 감정이입하며 나라면 어떠했을지 무섭지만 상상해보며 읽는 내내 마음이 납덩이처럼 무거워졌다. 특히 나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 엄마인 영아의 서사는 결국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져 마음 아팠다.
소설이 끝나도 전염병이 끝나도 삶은 계속된다.
그리고 전염병은 반복되어 언젠가 우리에게도 찾아올 수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피해자들을 배척하지 않고 관심을 가지고 끌어안는 것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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